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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lust순정 Apr 27. 2024

나의 첫 전자 그림책 도전기

전자그림책

오랜 시간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왔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작업을 해 왔다.

디지털을 배워 볼까 하다가도 이런저런 이유와 상황 환경 등으로 차일피일 미루며 시간만 고속열차로 가 버렸다.


그림을 그리고 스캔을 뜨고 편집디자이너의 손을 빌려 내 눈과 입으로 때론 종이에 그려가며 인쇄물이면 여러 디자인 작업을 해 왔다.


내가 대학을 다닌 쌍팔년도부터 90년 초는 모눈종이에 각도기, 컴퍼스, 유선자로 그리고 쓰고 다시 트레싱지로 옮기고 먹지대어 켄트지로 옮고 다시 라인 따고 잉크나 물감으로 색칠하며 레터링, 랜더링 및 디자인을 하였다.

직접 실크스크린을 하고 글자를 시트 작업해 붙이고 하다 보니 포스터 작업 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을 들여야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시간과 세월의 흐름 속 디지털의 발달은  디지털 작업을 못하는 나를 때론 허탈하게도 공허하게 하였다.

그렇면서도 그림은 손으로 물맛을 느껴야지 고집을 세웠다.

이제 스무 살이 갓 넘은 아들이 중2 때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 하여 아이패드를 사 주었는데 기왕 사는 거 좋은 것을 사 주라는 남편말에 작가들이 쓰는 프로를 사 주었다.


이 녀석이 녗년 쓰더니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가끔 쓰다가 서울 올라가며 노트북만 가져가고 아이패드를 그대로 먼지 쌓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저게 얼마 짜리인데…“

구형이든 어쩌든 처음 산 가격만 각인된 나로서는 늘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인스타그램에 뜬 한겨레아카데미 광고를 보았다.

지방에 살고 있는 나에게 서울의 오프라인 강좌는 늘 그림의 떡인데 어랏?!!!

온라인 전자그림책 강좌가 있는 것이다.

그것도 6주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에서 저녁 9시 30분까지 줌으로 하는 수업인 것이다.

하루 정도 고민했다.

난 사실 그림책 보다 아이패드를 배워 보고 싶었다

용기 내어 도전~~~~

지수경선생님은 너무 친절하셨고

늦은 밤까지도 질문에 답을 주셨고

기계치인 나를 배려하셔서 혼자 복습할 수 있도록 참고 링크도 보내 주셨다.


그런데 마지막 1주의 강의를 남겨 둔 월요일

엄마가 하늘의 별이 되셨다.

엄마가 아프시며 엄마와의 이야기를 꼭 그림책으로 만들어야지 했는데 이젠 엄마와의 추억을 기록할 책이 되게 되었다

장례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내 마음속 엄마가 매일매일 일어나셔서 문을 열면 내 눈에 비가 내렸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마음을 먹었고 강좌는 끝났지만 선생님께서 보내 주신 참고 링크와  배운 기법등을 떠뜸떠뜸 느리지만 천천히 활용하며 평소 생각하고 있던 환경에 관한 이야기 중 동물복지 그림책을 완성해 보았다

유페이퍼에 등록을 하고 4일 정도 지났을까?

판매승인이 떨어졌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교보, 예스 24등 인터넷 전자서럼으로도 입점이 된다고 하니 또 기다려 본다.


나의 첫 아이패드 도전기

나의 첫 전자그림책 도전기


무엇이든지 처음은 어설프고 민망하고

한편 부끄럽지만 그것이 또 기록이고 시작이고 용기이고 도전이 아니겠는가?


아직도 아이패드 스크린의 미끄덩거림 펜촉등이 어색하지만 현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반백살 넘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느리지만 나만의 보폭과 걸음으로 천천히 꾸준히 전자그림책 작업을 해 보고자 한다. 늘 해보는 지금이 이 시작이 살아 있음이라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 망설이는 것이 있다면 일단 용기 내어 부딪혀 보시길 권합니다. 부딪히면 길은 계속해서 나온다고 나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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