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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네이 Sep 20. 2022

그 일을 주고 나는 잊어버렸어

일을 잘하는 사람이란

일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메일을 예로 들면, 메일 본문에 군더더기가 없고 핵심을 잘 정리하여 보내는 것. 메일 수신자가 메일을 한 번에 이해해 회신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첨부파일이나 제목을 누락하지 않고 오탈자 또한 없는 것. 수신과 참조가 깔끔하게 들어가 있는 것. 대체로 이렇게 메일을 쓰는 사람.


일을 잘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이렇다. 어떤 일을 그 사람에게 맡겨 놓고 그 일을 잊어버릴 수 있는가. 그 일을 잊게 하면, 내겐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확신과 더불어 이 사람의 업무 성향 - 꼼꼼하고 빠르다 – 을 내가 함께 일해서 알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협업이란 경험에서 비롯된 믿음은 이 사람이 일을 잘 할지 못할 지 걱정하지 않고 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혼자 할 때야 남이 어떻게 일하든 상관없으나 마케터로서 내 업은 최소 4명에서 최대 20명까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아서 서로 분업이 잘 되고 문제 생겼을 때만 주로 머리를 맞대면 되는 동료는 큰 힘이 된다. 하여 나 또한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한다. 물론 내 성향과 업무 처리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어쩔 수 없다.


‘이 사람이랑만 일하고 싶어요‘ 하는 말까진 아니더라도 – 그 말은 한편으론 조금 무섭다 - ‘그 사람이랑 일할 때 괜찮았어’ 하는 마음이 들면 좋겠다. 그렇다고 일은 대충하고 칭찬이나 동기부여로 좋은 사람인 척 행동하는 것과는 차이를 둔다. 좋아하는 노래를 가장 빨리 싫어하게 되는 방법이 기상곡이라면, 사람의 경우는 함께 일하기다. 함께 일할 때 좋은 사람이 일하지 않는 보통의 관계에서도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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