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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네이 Sep 14. 2022

성장하는 기분이 들지 않아요

회사에서 성장한다는 것

“성장하는 기분이 들지 않아요” 가끔 주변에서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같은 일을 오래하는 것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고, 지금 맡은 일의 어떤 지점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 몰라 여러가지로 해석 가능하다.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이걸 물어보고 싶다. 당신에게 성장이란 무엇이며 성장의 기준을 무엇으로 잡는지.

 

만약 성장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내리지 않고 이런 말을 한다면 함께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불평하고 싶은데 성장이란 단어를 잘못 끼워 넣었을 수도 있다.

 

업무에서 성장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잘하던 것을 더 잘하게 된 것도 성장이다. 몰랐던 것을 앎의 영역으로 끄집어 낸 것도 성장이다. 내가 성장했는가를 알려면 이처럼 자신의 성장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미식의 기준이 없는데 내가 먹은 음식을 맛있다, 맛없다고 평가할 순 없으니까. 


나의 성장에 대한 기준은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깊은 물에 들어가는 게 무서웠고 수영장을 피했다. 성인이 되어 수영을 오래 배우자 물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호텔 수영장에 가서 물의 깊이만 파악하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정유인 선수나 황선우 선수처럼 수영을 잘하진 못해도 국가대표처럼 잘하는 것을 내 성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HTML 세계를 바라볼 때, 유튜브 광고를 집행할 때 두려움이 없다. 다만, 내가 더 잘할 수 있는데 편하다는 이유로 계속 같은 방식으로 고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더 나은 결과를 바라면서 매너리즘에 빠져 동일한 루트를 걷고 있는 건 아닌지는 계속 경계하려고 한다.


저연차 땐 업무 관련 스킬을 잘 습득하는 것을 성장이라 생각했다. 새로운 것을 하면 이전에 안 해본 세계를 볼 수 있고 하던 것을 좀 오래 하면 노련함이 생겨 남들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시니어가 되고 나니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또는 ‘이 일을 하고 싶은가’ 자문하기 보단 해내야 하는 일이 더 많아진다. 이전엔 리더나 나보다 더 잘하는 이의 뒤에 숨어도 괜찮았는데, 이젠 내가 누군가의 커다란 수풀이 되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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