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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젠 Dec 06. 2020

크루즈 여행 에세이 <어쩌다, 크루즈> 드디어 출간!

나는 누군가 나를 작가라고 부르는 게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책을 출간했으니 작가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할 법도 한데, 나는 작가라는 이름이 내 능력치보다 과한 이름표라는 생각을 늘 했다. 그래서 어딜 가서 누군가를 만나도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도 단 한번도 작가라고 한 적이 없었다. “글을 쓴다.” 라고 말했을 뿐. 나 스스로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거거나, 아니면 나 스스로 ‘작가’라는 단어를 굉장히 신성시했던 것 같다. 사실, 창작하는 사람 모두가 작가인데 말이다.

<어쩌다, 크루즈>가 어제 내 손에 들어왔다. 내가 쓴 책을 손에 쥐어보는 건 두 번째이다. 2010~2012년 까지 북인도의 라다크에서 친구와 함께 카페를 운영한 이야기 <한 달쯤, 라다크> 이후로 자그마치 7년의 세월이 흘렀다. 7년 간 일로 이런저런 글을 쓰고 지나간 여행 이야기를 구태의연하게 정리하기도 했으나 사실상 ‘나의 글’에는 손을 놓은지 꽤 됐었다. 나의 글을 미워하고, 나의 글에서 영영 멀어져 가려 하던 때쯤 어쩌다, 정말 어쩌다 크루즈 여행을 만나고 다시 나의 글을 꽤 긴 호흡으로 써냈다. <한 달쯤, 라다크>를 공저로 같이 글을 쓴 우리는 이 번에는 지은이와 펴낸이로 역할을 달리했다. 내가 무신경하게 펼친 글들을 좀 더 촘촘하게 엮고 편집하고, 디자인, 인쇄까지 신경 쓰며 책이 나와야 하는 모든 지난하면서 힘든 과정을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의연히 버틴 춘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수 백 번해도 부족하다. 입고도 안됐는데 알라딘 온라인 서점에서는 이미 여러 권이 팔렸고, 크루즈를 전문으로 다룬 여행 에세이는 처음이라며 관심을 보이며 샘플을 요구한 MD도 있었다. 좋은 징조이다. 오늘 춘자가 그릇도 깨고 손도 다치고, 넘어지고 온갖 액땜도 다했다는데 그 역시도 좋은 징조이다. 요즘 우리는 마치 무슨 응원 구호 마냥, 습관처럼 중쇄 가즈아! 만부 십만부 가즈아!를 외쳐대는데 욕심 없이 살아온 우리가 처음 부리는 이 욕심이 조금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아직도 나는 내가 쓴 글을 사람들이 보는 게 부끄럽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쉬움은 끝이 없고, 사람들이 재미나게 읽을지 그렇지 못할지 전전긍긍하게 된다. 아무쪼록, 내가 경험한 이토록 재미나고 놀라운 세계를 같이 나누고 싶은 그 순수한 마음 하나로 쓴 이 글이 피식이든 박장대소이든 미소이든 당신을 웃음 짓게 하면 좋겠다. 오늘의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어제의 내가 과거로 떠난 이상한 크루즈 여행기를 꼭 만나보시길!

그리고 이제는 누가 내게 무슨 일을 하냐고 묻는다면, 부끄러워 말고 “작가”라고 말하려고 한다. 알라딘에서 내 이름을 누르면 두 개의 작품이 연달아 나오는데 이 모습을 보니 이제는 내가 '작가'라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7년 만에 어렵사리 나온 2번째 책과 달리 다음 책은 훨씬 빨리 내어보려고 요즘 소재를 고민 중에 있다. 내 이름을 검색했을 때 한참을 스크롤을 내려도 리스트에 책이 가득할 그 어떤 날을 상상한다. 정말이지 행복한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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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외에도 교보, 예스24, 인터파크 온라인 서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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