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즈덤리 Jul 16. 2022

누가 내 글을 읽냐고용

언제까지 평범함을 거부할래

 

책을 읽지 않은 자의 고민


  나이가 들수록 생각하는 법을 잊어간다. 머릿속 생각들이 한 단어로 끊겨 둥둥 떠다니다 사라진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가 힘들다. 생각 뿌리가 연약한 이유는 아마 책을 잘 읽지 않아서다.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 지식이 주는 즐거움보단 운동이 주는 자신감을 먹고살았다. 30대가 되니 생각의 한계가 느껴진다. 그래도 다행인 건 신체운동이 주는 영양분 덕분에 나의 뇌는 글 쓰는 행복함은 잊지 않은 것 같다.

 

 글을 쓰면 행복하다. 번뜩 스치는 영감에서 자라난 글을 쓰다 보면 즐겁다. 평소에 잘 닿지 않던 생각의 뿌리가 무럭무럭 자라는 기분이다. 말하기 힘든 복잡하고 심오한 감정들을 글로는 표현할 수 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생각의 여유가 필요한 나에게 글쓰기는 최적화된 생각 숙련 방법이다. 조금씩 쓰다 보면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평범하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


  내 글이 특별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 사람의 글은 얼마나 귀엽고 하찮을까. 평범하다는 걸 믿고 싶지가 않을 때가 있다. 생각 좀 할 줄 모른다고 존재의 한계를 느끼고 싶진 않나 보다. 


  브런치에 올라온 글들은 참 낯설지가 않다. 관심 분야의 글을 골라 읽다보면 내가 썼던 글의 주제와 말투가 너무 비슷해서 순간 내 거인가! 흠칫한 적도 있다. 아~ 이러니까 누가 내 글을 읽냐고용. 


 

그래도 써야 한다.

  

   최근에 중요한 사실을 알았다. 평범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은 강력한 자의식의 위험한 결과라는 것이다. 자의식이 매우 강한 사람은 현재 어떻게 살아야할 지를 외면하고,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만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평범함을 거부한거구나. 현재보단 미래, 과정보단 결과를 좋아했다. 성공한 인생을 영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다 보니 그들처럼 특별한 삶을 살고 싶었다. 무언가를 통달하기엔 어리고 부족한 시기의 모습을 꽤 부정하며 살았다. 그게 습관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졌다.


  똘똘 뭉친 자의식을 깨고 평범함을 인정해보자. 책 '기록의 쓸모'를 읽다 보면 '나도 저렇게 써봤는데 버리지 말걸' 후회도 하고, '저런 사소한 것까지 기록으로 남기면 뭐가 달라질까?'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작가는 결국 기록으로 먹고살고 있다. 평범함을 받아들이고 나아가면 된다. 그러면 진짜로 특별해질 수 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가 내 글을 읽을까 고민하지 말자. 어떻게 쓰는 지보다 무엇을 쓰느냐가 중요하다. 누군가는 내 이야기를 공감하겠지.  매일 저녁 글을 쓰며 뭐라도 쓰는 게 어디냐며 웃고 있는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글쓰기가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걸 보니 좋아하는 일은 맞다. 남들이 다 하는 흔한 일이라도 꾸준히 하자. 사소한 일상을 담은 한 줄이어도 누군가에겐 특별하고 소중한 한 줄이 될 수 있다. 


이제 시작이다. 어떤 글쓰기부터 해볼까. 



내일도 써보자~





작가의 이전글 엄마, 솔직히 나도 힘들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