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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선생 Mar 23. 2017

쉬놉시스, 궁극적인 공부의 목표

남한테 속고 살기 싫다면 공부하라는 어른들의 말씀은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쉬놉시스(synopsis): 모든 것을 한꺼번에 꿰뚫어볼 수 있는 조망의 능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변증법은 모든 개별교과들을 하나로 종합하고 개별교과들 상호간의 관련, 그리고 개별교과와 실재와의 관련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라는 것이다.(플라톤, 국가, 537C)


변증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능력?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변증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선의 이데아 즉, 진리의 속성은 추상적으로 표현된 불변의 원리 혹은 진리가 매 개별 현실 상황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고 어떤 형태로 구체화 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즉, 지식으로만 존재했던 진리가 추상적 원리로부터 벗어나 현실 속에 투영됨으로서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지식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식이 추구하는 것은 세계 안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능력. 즉, 쉬놉시스(synopsis)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쉬놉시스를 갖추게 되면 현실 세계에서 부딪히게 되는 개별 상황마다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며 이는 곧 참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 https://brunch.co.kr/@hshello/85


교과 학습의 목표는 결국 변증법이 추구하는 목표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공부를 통해서 삶과 교과지식을 연결시킨다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일까요? 나는 이러한 측면에서 플라톤의 변증법과 변증법의 특징이자 목표라 할 수 있는 쉬놉시스(synopsis)라는 개념에 주목하였습니다. 먼저 변증법이란 개별교과들을 하나로 종합하고 개별교과들 상호간의 관련, 그리고 개별교과와 실재와의 관련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며(플라톤 국가, 537C) 쉬놉시스란 이러한 변증법을 토대로 모든 것을 한꺼번에 꿰뚫어볼 수 있는 조망의 능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홍윤경, 2006). 즉 변증법은 무시케 교육과 교과교육을 통해 길러진 혼재된 감각과 지식에 질서를 부여하고 복잡하고 다양한 구체적 현실 속에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기르고자 하는 것이며 이것이 쉬놉시스입니다. 이처럼 플라톤이 말하는 완전한 지식이란 모든 사물들이 완전히 연결된 하나의 질서로 마음에 제시되는 상태입니다(Nettleship, 1925/김안중 외譯, 2010, 12:34).


참고) 무시케 교육이란? 무시케 교육은 18세까지 이어지는데 인간의 영혼은 근본적으로 모방을 좋아한다는 점과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동화된다는 점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어린 시절부터 좋은 환경에서 양육되어야 하고 아름다운 예술 작품과 접함으로서 인간의 영혼도 역시 동화되도록 하는 교육이다.


변증법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닙니다.


하지만 변증법은 도구나 기법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진리에 대한 믿음과 진지한 헌신, 인내심 등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지향성을 수반합니다(홍윤경, 2006). 다시 말해 변증법은 특정한 매뉴얼을 갖춘 교육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진리를 향한 일관된 지향성만 있다면 방법론적인 형식은 중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사물을 보는 변증법적 관점이란 사물을 보되 끊임없이 그들 상호간의 관련 하에서 연구하는 관점을 말합니다(Nettleship, 1925/김안중 외譯, 2010, 12:34). 이러한 관점에서 변증법은 무의미했던 삶의 구체적 사실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맥락을 제공하는 구체적인 ‘사고방식’으로서의 교육내용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다양한 모양을 갖춘 사물들은 기하학을 통해 그 의미가 새롭게 부여되고 밤하늘에 아름답게 뜨는 별들도 천문학을 통해 기상학과 천문학이라는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부의 방향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교육이란, 장님의 눈에 시각을 넣어주는 일과 같은 것이 아니라, 눈이 빛을 향하도록 해주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Nettleship, 1925/김안중 외譯, 2010). 즉 세상을 조망할 수 있는 눈을 심어주는 교육의 방법이자 동시에 세상을 조망할 수 있는 사고방식으로서 교육 내용이기도 한 변증법은 올바른 현실 인식을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올바른 현실 인식은 결국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유권자가 국가를 이끌어 갈 대리인을 뽑는데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토크빌의 말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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