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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현 Mar 24. 2019

핀즐, 와이즐리, 트레바리

두달 간 스타트업들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느낀 점들

1.  Monthly Artwork, Pinzle - #핀즐


핀즐은 6/12개월 단위로 월 3만원 정도의 금액을 내면 매월 작가들의 그림을 큐레이션 해서 보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다. A1 사이즈의 고품질 출력본이 돌돌 말아져서 배송된다. 이전에 선정되었던 그림들은 단품으로도 구매할 수 있는데, 이 그림들이 내 취향과 비슷해서 괜찮겠다 싶어 구독을 신청해봤다. 전반적인 경험은 나쁘지 않다. 출력본이기는 하지만 질이 좋고, 무엇보다 커다란 액자에 넣어 벽에 두니 인테리어에도 좋고 있어 보인다. 매달 그림을 교체하면 분위기 전환도 되고 좋을 것 같다. 배송되는 상자 안에는 작가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진 도록같은 소책자가 함께 있는데, 이것 때문인지 매달 작은 전시를 보고 포스터 굿즈를 사오는 느낌이 든다. 단점이 있다면, 배송받은 그림이 내 취향이 아닐 때인 것 같다. 지난주에 두 번째 작가의 그림을 배송받았는데, 내 취향과 너무 달라서 결국 액자에 지난달 그림을 아직도 넣어두고 있다.



2. 정직한 가격의 독일산 프리미엄 면도날 - #와이즐리 Wisely


질레트와 도루코가 장악한 면도날 시장에 품질 좋고 저렴한 면도날을 들고나온 스타트업이다. 나는 면도를 자주 하기는 하지만 수염이 억세거나 피부가 민감하지 않아서 품질의 차이를 잘 느끼는 편은 아니다. 마트에서 질레트 면도날을 담고 계산을 하면 억 소리가 나는 바람에 작년부터 노브랜드 면도날을 사용해왔다. 헤드가 돌아간다거나 6중날은 아니지만 가격이 너무 착하고 가격대비 품질도 나쁘지 않다. 그러다가 얼마 전, 노브랜드 리필 면도날이 쓱배송이 되지 않아 미루고 미루다 와이즐리를 추천받았다. 가격은 노브랜드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정기구매를 하면 배송비도 무료고 질레트와 비교하면 거의 반값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군더더기 없고 패키징도 괜찮다. 다만 좀 써보니 품질을 잘 느끼지 못하는 나한테도 절삭력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 들긴 한다. 스타터 세트로 온 리필까지 다 써보고 정기 구매를 할지 말지 결정해야겠다.



3. 독서모입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 #트레바리


시즌(4개월)마다 다양한 주제의 소규모 클럽(15명 내외)에서 한 달에 한번 책을 읽고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 서비스다. 회사만 다니다 보니 만나는 사람도 한정되고 우물안에 갇히는 느낌이 들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고자 시작했다. 비슷한 관심사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모이게 해주고, 친목이나 네트워킹이 아니라 책을 중심으로 차분히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점이 좋다. 실제로 여러 시즌을 계속하는 사람도 있고, 한 시즌에 2개 이상의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단점이 있다면, 트레바리 입장에서는 모임 그 자체와 진행력이 돈을 받고 파는 상품인 건데, 이 상품의 품질 편차가 너무 크다. 어떤 사람이 모이고, 어떤 사람이 진행하느냐에 따라 복불복이다 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서비스의 품질을 가늠할 수가 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같은 돈을 내고 누구는 카누 커피를 받고 누구는 스타벅스 커피를 받는 거나 다름없는 거다. 트레바리라는 브랜드 하나 믿고 신청하는 건데,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성장한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수십억 원을 투자받았다니 앞으로의 변화가 더 궁금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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