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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놈의 디지털 Dec 21. 2016

두려움을 극복하는 아주 심플한 방법

두려움은 의지로 퇴치되지 않는다.

1. 두려움을 극복하는 2가지 방법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이를 극복하는 데 2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마인드 컨트롤이다. 수영 초보자들은 흔히 물을 두려워한다. 몸이 물에 닿기만 하면 저절로 굳어버린다. 손발에 힘이 들어가고 결국 가라앉고 만다. 몸이 물에 뜨려면 물에 몸을 편안히 맡겨야 한다. 그래서 물이 두렵지만 마음을 편한 상태로 만드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그냥 하기 그리고 반복하기이다.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어찌 됐든 물에만 들어갔다 하면 저절로 몸이 굳어버린다. 마음을 편안히 먹는다고 해서 이게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자동 반사적으로 몸이 그렇게 반응하는 것을 어찌하리. 두 번째 방법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일단 수영장을 간다. 두려움을 가득 안고 입수를 한다. 수영장 물을 가득 먹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단, 1cm라도. 허욱 적대면서 물을 연거푸 마신다. 혹시 내가 물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구해줄 수 있는 선생님 혹은 친구를 항상 옆에 둘 필요는 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것, 이를 계속 반복하기.



2. 선택하기

내 인생은 항상 1번이었다. 그놈의 마인드 컨트롤. 무슨 일이 닥치거나 해야 할 때면 항상 어떻게 마음을 먹고 할지를 고민했다. 사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다. 지난 수년간 내 인생의 좌우명이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였으니 마인드 컨트롤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순간마다 꺼내 쓰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했다. 그런 내가 요즘은 두 번째 방법의 삶으로 방향을 조금씩 틀고 있다. 어떤 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 내 의지와 머리를 이제야 의심하기 시작했다. 아니,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이를 고치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일이 잘 안되거나 지속되지 않으면 그냥 내 의지나 욕구가 강하지 않나 보구나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방법으로 방향을 튼 것은 마인드 컨트롤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것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면 답은 금방 나온다. 



3. 두려움은 의지로 퇴치되지 않는다. (은유_[쓰기의 말들])

책 [쓰기의 말들]에서 작가는 위 수영을 배우는 방법 중 두 번째 방법을 글쓰기로 다시 번역한다. 수영장 가기(책상에 앉기), 입수하기(첫 문장 쓰기), 물 먹을 각오하기(엉망인 글 토해 내기), 물에 빠졌을 때 구해줄 수 있는 친구 옆에 두기(글 같이 읽고 다듬기), 다음 날도 반복하기.


그러면서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행동하는 자만이 배우기 마련이다'



4. 두려움이 생기지 않는 순간

마인드 컨트롤은 어떤 일을 하려는데 내 몸 어딘가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날 때 작용한다. 정말 쉽고 재밌고 당장 하고 싶어 미치겠는 일이라면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단어는 생각조차 나지 않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런 일은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난 30년의 세월을 통해 배웠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을뿐더러 재밌고 당장 하고 싶어 미치겠는 일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기에 남은 세월 나는 무언가 새로운 것에 끝없이 도전하면서 그 과정 속에서 가치와 즐거움을 찾으려 한다. 그 모든 일들이 시작하기 전엔 두렵고 어렵고 뭔가 내 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몰려온다. 몸이 다시 한번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거다. 예전의 나는 바로 이 순간에서 첫 번째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내 의지와 결심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상상 이상으로 약하다는 것을 느껴가고 있다. 



5. 그냥 하기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 당장 무얼 써야 할지, 복잡한 내 머릿속 생각들을 대체 어떻게 잘 모을지, 이것이 내게 어떤 길로 안내할지, 왜 쓰려하는 건지... 등등. 두려우면서도 동시에 왜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명확히 세워지지 않아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할까? 지금도 이런 질문들이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 막고 있다. 예전 같으면 다시 고민에 빠진 채 상상 속에서 허우적대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되뇌인다. '행동하는 자만이 배우기 마련이다.' 뭐라도 하는 게, 엉터리 같은 글일지라도 일단 쓰는 게 마인드 컨트롤만 하는 예전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는 것이 명백하다. 이젠 그냥 하는 길 밖에 없다. 내일도. 또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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