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들을 위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 설명서
신입사원 퇴사율이 25%가 넘는 시대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잦은 야근, 잦은 회식, 그리고 하향식 의사결정구조 등으로 대표되는 '꼰대 같은 회사 문화'를 퇴사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또한 이런 현실을 최근 언론에서 많이 조명하고 비판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상황에서 꼰대로 일컬어지는 소위 '부장님' 세대들은 억울하다.
사실 할 말이 많다.
사실 그들의 눈으로 보면 요즘 세대들은
애사심이라곤 없고,
개인주의적이며,
끈기와 배려가 없고,
회사생활을 하는데에 최소한의 개념도 없는 것 같다.
"우리도 회사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누군들 이렇게 살고 싶겠나-"
"요즘 애들은 고생을 안 해봐서 그런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예전에도 야근도 많고 회식도 잦고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가운데서 끈끈함과 가족 같은 정, 그리고 재미가 있었다. 지금 과장급의 세대까지만 하더라도 잘 적응하고 문제가 없었는데 왜 요즘 젊은 신입 세대들만 문제가 생길까?
왜 이렇게 생각이 다를까?
부장님 세대들은 그저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뿐이다.
어쩌면 젊은 세대와 부장님 세대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겉보기에는 많이 달라 보여도 말이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아래와 같은 심플한 질문을 던진다고 가정해보자.
"왜 힘든데도 열심히 일하시나요?"
보통은 "먹고 살려구 그러지"라는 답이 먼저 머리에 떠오를 것이다.
먹고살면서 이루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아리스토텔레스나 플라톤 같은 철학자는 '행복 추구'를 개인의 삶의 궁극의 목적이자 원동력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몇 천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것으로 보이는데 보통 새해에 기자들이 정동진에 가서 시민들에게 새해 소원을 물을 때 잘 알 수 있다.
나와 가족의 행복을 추구하기에 우리는 성공적인 직장과 가정생활, 사회생활을 위해 노력한다.
이는 부장님도 그렇고, 젊은 신입사원도 그렇다.
그런데 왜?
부장님이나 젊은 신입이나 추구하는 바는 같은데, 나타나는 행동의 양식은 이리도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는 시대가 흘러 인생의 성공 공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 부장님이 신입이던 시대, 그리고 부모님 시대에서는 조직에 충성하고 회사에 올인하면 적어도 노후가 보장이 되었다.
대학 졸업 후 한 회사에 입사하여, 열심히 25-30년 일하고 퇴직을 하면, 서울에 집도 한 채 사고, 차도 사고, 자녀 교육도 시키고, 결혼도 시키고, 저축금 및 퇴직금으로 노후 은퇴자금을 할 수 있던 시대였다.
야근과 회식, 인간관계로 조금 힘들고 어려워도 결국 평생 다닐 회사였고, 상사와 후임들은 퇴직 때까지 볼 사람들이었기에 조직에 충성하여 밉보이지 않아야 퇴직까지의 회사 생활이 편하였고, 그렇기에 회식 등을 통해 선후배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다.
이 전략이 좋은 전략인지 아닌지는 먼저 퇴직하는 선배들의 삶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증명이 되었다. 그분들의 노후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되어 퇴직 이후의 삶을 잘 영위하였기 때문이다.
부장님들이라고 그 시절 고민이 없었겠는가?
아니다.
그분들도 젊은 시절 새벽 2시 회식 후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그리고 동기들과의 술자리에서,
여러 다른 삶의 방식들을 치열하게 비교하고 고민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고민과 판단의 결과, 개인의 삶을 많이 포기하더라도 회사와 일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해주는 전략이었기에 그러한 삶을 선택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 십 수년간 이런 삶의 방식은 이미 당연하고 옳은 것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입사한 신입들에게도 부장님의 성공전략은 유효한 성공전략일까?
유효했다면 그들도 당연히 모방했을 것이다, 지금 부장님들이 그러셨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현재 2-30대는 12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아야 ‘빚 없이’ 서울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고 한다. 현실적으로는 두 배 가까이 거의 20년 걸린다는 이야기이다.
100세 시대에 정년을 채워도 지금까지 일한 만큼의 세월을 보내야 하며, 회사에 충성해도 정년이 보장될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미 몇몇 선배들이 그전에 나가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이직은 필수가 되었고, 그 말인즉슨 현재 조직과 사람은 언제든 '남'이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퇴사하면 아저씨다.
이런 상황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개인의 성공전략은 2-30년 전의 그것과는 매우 달라졌다.
아니, 달라져야만 한다.
잡마켓에서의 개인의 가치와 역량을 키우는 방향,
가능할지 모르는 미래의 행복보다 현재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누리는 방향,
그리고 퇴직 이후의 밥벌이 방안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위에서 얘기한 것들을 할 수 있는 가용시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 방향은 분명 예전 부장님들 세대처럼 회사와 조직에 충성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이다.
'요즘 젊은것'들 또한 분명 지금도
새벽 2시 회식 후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그리고 동기들과의 술자리에서,
여러 다른 삶의 방식들을 치열하게 비교하고 고민하고 있다, 그 시절 부장님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합리적이고도 이성적인 판단을 하였고, 그렇기에 현재와 같은 차이가 생긴 것이다.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변화로 인한 젊은 세대의 성공전략의 변화로 그들의 직장에서의 행동양식이 변한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회사가 예전과 같이 정년과 그 후의 보장된 미래를 제공할 수 없다면, 젊은 직원들에게 예전 같은 정도의 충성과 희생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그것을 기대할수록 실망만 커질 것이고, 더욱 그들을 멀어지게 할 뿐이다.
더 뛰어난 인재일수록 더 빨리 지금 시대의 성공전략을 깨닫는다, 자기 살 길을 찾는단 말이다.
자녀들에 대한 기대나 조언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생 자녀, 혹은 2-30대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어떤 회사든 안정적인 곳으로 들어가서 정년까지 채우고 나왔으면 한다. 그리고 힘들더라도 꾹 참고 다니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이미 시대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지금까지 내가 옳다고 생각해왔고 내가 걸어왔던 성공전략이 (심지어 나에게는 내 삶을 통해 성공적이라 증명되었더라도) 내 자녀에게도 똑같이 좋은 성공전략일지에 대해서는 조언하기 전에 다시 한번 고민해보실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한 번의 고민이 어쩌면 꼰대와 멘토를 가르는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닐까?
그럼 마지막으로 ‘어쩌다 어른’에 소개된 꼰대방지 5계명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