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수염 달기 기네스 기록 보유자 안상규씨. 서울 당산역 부근에 벌집 빌딩도 올린 분이다.
가끔 벌통인지 모르고 벌통을 건드릴 때가 있다. 실제 벌통 얘기는 아니고, 사람 이야기다. 실제 벌통은 대게 눈으로 식별 가능하다. 땅벌 등 몇몇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할 수 있다.
‘인간 벌통’은 눈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쉽지 않다. 건드리고 나서야, 벌이 쏟아지는 걸 보고 벌통을 건드렸구나 뒤늦게 알게 될 수밖에 없다. 최근 6개월 사이 ‘인간 벌통’ 두 개를 건드렸다. 둘 다 호되게 당했다. 최근에 건드린 인간 벌통은 ‘배지’로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특정인에 대한 공적인 글쓰기를 할 수밖에 없다. 사실에 입각해서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적는다고 해도, 글쓰기 대상이 된 사람의 입장에서 기분이 썩 좋을 리는 없다. 해도 대게는 언론의 감시, 비판 기능을 인정하며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일부 경우에는, ‘인간 벌통’ 일 경우는 얄짤 없다. 송사도 각오해야 한다. 두 사건을 겪으며 떠올랐던 말은 딱 하다나.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였다. 한데 난 더럽다고 피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결국 상대가 인간 벌통인지 아닌지 우선 판별하고, 벌통일 경우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상태에서 건드릴 수밖에 없다.
해서 앞으로는 글을 쓸 때 우선 상대가 인간 벌통인지 아닌지 온라인 검색부터 오프라인 세평까지 사전 조사를 최대한 다각도로 거치고, 인간 벌통이라고 판별이 될 경우 만반의 준비를 한 후 덤빌 것이다. 역시 경험은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게 좋다. 평생 배운다는 말, 새삼 깨닫는다.
차라리, 벌과 함께 더불어 사는건 어떨까도 싶다. 집 근처에는 한때 꿀벌 수염 달기로 기네스북에 오른 안상규 님의 벌집 빌딩이 있는데, 가서 노하우라도 물어봐야겠다. 역발상 전략, 피하지 말고 끌어안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