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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재원 Dec 31. 2018

대체 무엇을 위한 영어 공부인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대체 무엇을 위한 영어 공부인가?


되돌아보면 어린 시절부터 영어 공부를 꽤 오랫동안 해왔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지나서 대학교까지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었다. 물론 열심히 한 적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손에서 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영어 공부를 왜 하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남들도 다 하기 때문에 시작했고 계속해서 이어왔다.     


부모님이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시작했었다가 나중에는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공부로 이어졌다. 당시에는 해외로 가는 친구들도 많이 없었고 외국인을 만날 기회도 드물었다. 학교에서 시켜서 꼭 해야 하는 영어수업과 시험이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다른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TV나 책에서 여러 가지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너무 멀어 보이는 목표였다.



그러다 보니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찍기식 영어 공부’에만 열중했다. 


성인이 되어서까지 그 습관은 이어졌다. 토익이나 토스 등 시험 점수를 잘 받는 것에만 온 신경이 집중되었다. ‘영어 말하기’에 대한 필요를 막연하게 느끼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미뤄두었다. 그러다 마주하게 된 것은 2주일간의 유럽 여행이었다.


군대를 전역한 후, 친구와 함께 어릴 때부터 로망이었던 유럽여행을 떠났다.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만나서 서로의 나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함께 맛있는 것을 나눠먹고, 다음에 꼭 보자고 아쉬워하고. 예전부터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은 나의 로망이었다. 드디어 나의 꿈이 실현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렇게 행복한 상상들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여행 당시 프라하에서


하지만 현실은 내가 생각한 것과 많이 달랐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으니 길을 물어보는 것조차 굉장히 힘이 들었다. 식당에서는 말이 안 통하니 간단한 음식 주문도 너무 힘들었다. 외국인과 친해지기는커녕 오히 려 그들이 먼저 다가올까봐 땅만 쳐다보고 다녔다. 내가 10년이 넘게 공부했던 ‘영어’는 유럽에서 전혀 쓰이지 않았다.      


‘내가 10년 넘게 공부했는데 지금 뭐 하고 있지… 비싼 비행기 값을 주고 여기까지 와서 왜 이러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너무 부끄러워졌다. 말도 안 통하는데 실수라도 하면 큰일 날까봐 걱정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못나보였다. 숙소에 와서 곰곰이 생각했다.      


내가 영어공부를 한 이유?


‘나는 왜 영어 공부를 했던 것일까?’     


그때부터 실제로 소통할 수 있는 영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종이에 나의 목표를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든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영어를 만들자. 어떤 상황에서도 불안해 지지 않는 그런 자신감을 쌓자. 그래서 다음 해외여행에는 혼자 해외여행을 가서 영어로 부딪혀 보자. 현지인에게 모르는 길을 묻고, 유명한 식당도 물어보자.’


누가 시켜서 하는 영어. 시험공부를 위한 영어를 더 이상 할 수는 없었다. 제대로 된 목표를 갖는 것이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었다.


예비군 훈련에서 느낀 '목표'의 중요성


이런 목표의 중요성은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강하게 느꼈다. 


제대 후 처음 예비군 훈련장을 갔을 때 정말 많이 놀랐었다. 눈은 풀려 있고, 의욕이라고는 한 톨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예비군들이 여기저기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통제를 하는 조교의 말은 귓등으로 들은 채 좀비 같은 모습으로 훈련장을 배회했다. 그런데 몇 년 후 예비군 훈련이 개편되면서 많은 부분들이 바뀌면서 훈련 모습도 달라졌다. 바뀐 부분 중 가장 큰 것은 ‘빨리 끝나는 조는 빨리 귀가하는 시스템’이었다.     

     

기존의 예비군 훈련은 열심히 해도 보상이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열심히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바뀐 시스템 안에서 우리는 ‘빨리 집에 간다.’는 목표가 생겼다. 이 단순하고 명확한 목표에 우리 조 팀원들은 열의에 찬 모습으로 훈련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결국 1등으로 집에 가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 때 반짝반짝 빛나는 우리의 모습을 봤다면 예비군은 나태한 집단이라는 말을 절대 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여행 때 '스탠포드 대학교' 근처에서.


예비군의 ‘조기 귀가’처럼 나에게도 ‘편하게 아는 말로 내뱉을 수 있는 영어실력 만들기’라는 목표가 생겼다. 그 이후로 의미 없는 시험공부를 멈췄다. 그리고 중요한 것부터 하나씩 우선순위를 정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목표를 향해 갈 때도 어려움이 많았다. ‘시험공부부터 해야지!’라는 주변의 유혹도 있었고 ‘그게 가능해?’라는 의심스러운 시선도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흔들렸겠지만 유럽여행의 뼈아픈 기억과 확실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직진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2년. 한층 성장한 영어 실력과 함께 미국으로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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