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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win Jul 08. 2019

#40 스쿠버 다이빙 호버링, 양수에 찬 태아의 편안함

이집트_ 다합

다이빙에 입문중인 첫 날

세계에는 3대 블랙홀이 있다. 태국의 카오산 로드, 파키스탄 훈자 마을 그리고 이집트의 다합이다. 블랙홀로 불리는 이유는, 편안한 분위기와 싼 물가로 여행자들이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발을 뺄 수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값싼 물가와 분위기를 기대하며, 이집트 다합에 들어왔다. 다합은 다이빙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도시였다. 원래 물을 별로 안 좋아했기에, 다이빙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홍해에서 스노클링을 하면서 생각이 점점 변했다. 내가 모르는 물속은 육지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이 있었다. 더불어 한국보다 이집트 다합에서 스쿠버 다이버 자격증을 얻는 것이 가성비가 좋아, 다합에서 자격증을 얻기로 했다. 오픈워터와 어드밴스 과정을 수료하기 시작했다.


가끔 마음 맞는 사람들과 시샤를 하러 가곤 했다.

다합에서의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갔다. 오전에 다이빙을 하고 돌아와서, 잠깐 쉬다가 홍해 바다에 나아가서 수영 연습을 했다. 앗살라라는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한인 게스트하우스 식구들과 같이 밥을 해 먹으면 벌써 저녁이 된다. 저녁이 되면, 가끔 마음 맞는 사람들과 시샤를 하러 가곤 했다. 시샤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물 담배이다. 니코틴이 없어서, 중독이 되지 않는다. 지나친 일탈은 문제가 되지만, 가끔의 일탈은 약이 된다. 마치 예방 접종이 우리 몸에 소량의 바이러스를 넣는 것과 같은 원리랄까?


파랗게 보이는 부분이 블루홀이다

어드밴스 수료 마지막 날, 나와 다이버들은 다합의 다이빙 포인트인 캐년과 블루홀로 향했다. 블루홀이 참 인상 깊었다. 블루홀의 아래는 어둠처럼 깜깜하지만, 신비하다. 블루홀 아래의 신비함을 쫓아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 끝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블루홀에서 다이빙 중, 몇 분의 다이버들은 끊임없이 내려가다 못 올라와 하늘나라로 가셨다. 블루홀로 가는 길목에는 그분들을 기리는 비석들이 있다. 


물속에서 블루홀 밑을 바라보았는데, 밑은 어둡고 신비했다. 마치 블랙홀 같았다. 반면에 우리를 반겨주는 이들도 있었으니, 바로 다양한 물고기들이었다. 물고기도 호기심이 많은 지, 다이버들이 지나가면 따라오는 물고기들이 참 많았다. 참고로 스쿠버 다이빙은 산소통을 메고 바다로 들어간다. 반면에 프리 다이버들은 산소통 없이, 한 호흡으로 다이빙을 한다. 한 호흡으로 수중 30~40M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는데, 그들이 다이빙하는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인어처럼 아름답다.

물속의 세계는 확실히 다른 세계였다. 정말 아름다운 산호들과 이름 모를 수많은 물고기들이 존재했다. 내가 다이빙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경험은 호버링이다. 호버링은 물속에서 중성 부력을 맞추어, 무중력 상태로 떠 있는 것이다. 즉, 내 몸이 물에서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다. 호버링을 잡고 물속에서 가만히 있으면서 느끼는 무중력 상태는,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이었다. 침대에 누워서 침대가 내 몸을 받치는 느낌이 아닌, 온몸이 물로 둘러싸여 있어서 둥둥 떠있는 느낌이었다. 마치 태아가 엄마 뱃속의 양수에 있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연상케 하는 편안함이었다. 이상하게끔, 이번이 마지막이다 하면서 다시 한번 다이빙을 신청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산만을 주야장천 다녔는데, 살면서 물속의 맛을 아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집트 다합에 간다면, 꼭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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