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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애 Dec 21. 2020

우물

상처 주는 삶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나의 좌절이 당신의 좌절이 될 때

나는 당신의 우물에 '풍덩'하고 빠진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 나는 참으로 두렵다.      


우물 위 작게 빛나는 저 불빛을

웅크린 채 바라보는 나는,      

그것이 나의 빛이 아닌 걸 알면서도

올려다본다.      


이것을 보고 희망이라 하는가.

저 빛을 따라 올라가 큰 빛을 보게 될 때쯤

그 문턱에서 다시 우물 아래 어딘가로 사라질 것이다.


이 세상은 나를 상처 입히고,

상처주게하며, 당신의 우물 안에 가둔다.     


찾아도 찾아도 도망가는 희망이라는 바람 앞에

나는 당할 수밖에 없는 새하얀 연기.     


아 상처 주는 삶은 아무런 쓸모도 없다.


아 상처 주는 나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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