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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콴 Apr 18. 2021

역병의 시대에 알아야 할 분모들

사망률과 치명률, 민감도와 특이도에 대하여

사망률? 치명률? 치사율? 뭐가 맞을까?


 역병의 시대를 맞아, 평소에는 몰라도 전혀 불편하지 않을 단어들이 우리 삶에 들어왔다. 사망률(Mortality Rate)은 질병의 중증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측정치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아마 '코로나-19에 걸리면 죽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이것을 알고 싶으면 뭐라고 검색해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코로나에 의한 사망자에 관심 있다면 치명률(Case Fatality Rate) 혹은 치사율로 검색해봐야 한다. 치명률의 분모는 확진자이고, 분자는 확진자 중 사망자이다. 일반적인 검사법인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로 코로나-19 확진받은 사람 중 사망자의 비율을 나타낸다.


  우리나라 코로나-19 치명률은 질병관리청(http://ncov.mohw.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분모를 누적 확진환자로 두고, 분자를 누적 사망자 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 즉, 치명률은 1.58%로 계산할 수 있다. 확진자 1,000명 중에 15명 정도 사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연령별로 치명률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연령대 확진자 중 연령대 사망자로 나눈다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치명률(백분율) = 질병 발생 혹은 진단 후 특정 기간의 사망자 수 / 특정 질병 환자의 수 *100
우리나라 코로나 19 치명률 = 누적 사망자 수 / 누적 확진환자 *100
1.58% = 1,794 / 113,444  * 100
2021년 4월 17일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http://ncov.mohw.go.kr/)


 그렇다면 사망률은 무엇을 의미할까? 사망률은 질병에 걸린 것과 관계없이 '전체 인구'를 분모로 가진다. 분모가 너무 큰 인구 집단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코로나에 대한 정보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사망률은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조사망률이다. 영어로는 Crude Mortality 또는 Unadjusted Mortality이고, 사망률 앞에 붙은 '조'는 거칠 조(粗)를 써서, 대충, 대략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2019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19년 조사망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574.8명으로, 전년 대비 7.6명(-1.3%) 감소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계속 변한다. 사망과 출생이 시시각각 이어지기 때문에 인구 수는 덧셈, 뺄셈의 연속이 된다. 그러므로 '연앙 인구'라는 개념을 사용해서 근사적으로 접근할  있다. 연앙 인구란 '일반적으로  해의 중간 시점 인구'이다. 예를 들어 연도의 중앙일인 7 1 시점에 인구 근사치를 사용하는 것이다.

모든 원인의 연간 사망률 (인구 10만 명 당)  = 모든 원인의 사망자 총 수 / 연앙 인구 * 10만


민감도? 특이도? 무슨 차이?


 보궐선거로 선출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형 상생 방역'이란 이름으로 신속항원검사 방식의 '간이진단키트'를 사용하자고 제안하였다. 노래방 같은 업종에서 간이진단키트를 사용하여 음성인 사람만 수용하면 방역과 경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영업시간 연장이 가능해지면서 방역체계의 완전히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신속항원검사는 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 등 구성 성분을 검사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15~30분 안팎으로 짧다. 일반적으로 6시간이 걸리는 유전자 증폭검사(RT-PCR)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은 것이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개발한 회사마다 정확도와 민감도가 제각각인 데다 기존의 유전자 증폭 검사보다 정확도와 민감도가 낮게 나오는 걸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한 회사의 키트 성능을 검증한 결과는 확진자를 양성으로 판별해내는 민감도는 기존 검사 대비 41.5%밖에 안 됐다. 기존 검사가 확진자 100명을 가려낼 때 신속항원검사는 41명만 찾아냈다는 이야기다.


 민감도와 특이도는 검사의 타당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사람을 질병이 있다고 판단하는 비율이다. 반대로, 특이도는 질병이 없는 사람을 질병이 없다고 판단하는 비율이다. 민감도의 분모는 실제 질병이 있는 사람이고, 특이도의 분모는 실제 질병이 없는 사람들이다.

밑에 예시를 보면, 질병이 있는 100명 중에 실제로 양성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80명이다.
이를 비율로 표현하면, 80/100 = 80%로 이 검사는 80%의 민감도를 가진다.

질병이 없는 사람 900명 중에 실제로 질병이 없다고 진단받는 사람은 800명이다.
비율로는 800/900=89%로 이 검사는 89%의 특이도를 가진다.
고디스 역학 5장 진단 및 선별검사의 타당와 신뢰도 평가 중

 신속항원검사 키트는 정확한 민감도와 특이도를 모르지만, 대략 50%의 민감도라고 가정해보자.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유병율은 0.2%이다. 17일 토요일에 약 8백만 명을 검사하였는데 하루에 약 10만 명을 검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제 코로나-19 환자 200명 중 100명만 진단될 것이고, 100명은 실제 환자임에도 음성으로 진단받는다. 모르긴 몰라도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방역체계는 마비될 것이다. 시장이 원하는 상생(相生) 방역은 다 같이 죽는 상사(相死) 방역이 되지 않을까.


참고문헌 : 고디스 역학, David D. Celentano, Moyes Szklo, 한국역학회 옮김

시사인, 중대본에서 칭찬받은 코로나 ‘신속 검사’ 알고 보니 허점투성이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206)

한겨례, [더친기] 자가검사키트, PCR과 뭐가 달라요? 정확도 평가는 왜 천차만별?(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9912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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