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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재상 Alex Aug 15. 2024

폭군

폭군, 영화평,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시리즈, 마녀

폭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어제는 내게 마치 영화 축제와도 같은 날이었는데, 에이리언 로물루스와 트위스터스가 함께 개봉하고, 동시에 디즈니플러스에서는 #폭군 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완전 내 취향에 딱 맞는 영화와 시리즈가 한날 개봉하다보니 영화 속에 오롯히 파묻혀 딴 생각 전혀 안하면서 힐링할 수 있었다. 영화관에서 에이리언과 트위스터스를 이어서 보고 집에 와서 리뷰 쓰고 곧바로 폭군을 봤다.



오리지널 시리즈치고도 폭군은 매우 짧다. 시즌1은 총 4편으로 이뤄져있고 마지막회를 제외하곤 한시간에도 한참 못미치는 러닝타임이라 전체가 3시간도 안된다. 참, 폭군을 기대한 이유는 필요 이상으로 잔혹하고 잔인한 연출을 해서 종종 불편할 정도지만 #신세계 부터 #마녀 시리즈 등 박훈정 감독의 팬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녀와 세계관을 함께 한다니 이건 무조건 봐야했다. 캐스팅도 아주 훌륭했고. 그런데...



뭐 원래 박훈정 감독 영화 스타일대로 후반부에 휘몰아치며 카타르시스를 극대화시키는 형태는 폭군도 여전했다. 이전에 연출한 영화들보다 뛰어나단 의미도 아니고 마녀의 자기 복제에 가깝기는 했지만, 관객의 기대치 시작이 그 선이었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다. 예상하고 기대한 딱 그 만큼은 충분히 한다. 마지막편은 순간순간 찌릿찌릿할 정도로 화끈하고 재미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감독이 영화 호흡에 익숙해서인지 오리지널 시리즈 즉, 드라마 호흡은 엉망이다. 극단적으로 4편 중 마지막 한편만 봐도 될 정도다. 스토리와 캐릭터를 놓칠 수 있지 않냐고? 아니 일일 아침드라마 같다. 조금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어떤 이야기인지 각 캐릭터가 어떤지 파악이 된다. 굳이 1편부터 3편을 보지 않아도 말이다. 이 말은 반대로 1편부터 3편이 엉망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스토리를 닦고 감정선을 깔고 캐릭터를 구축하고 각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엮어가는데 3편까지 소비하는데, 모든 캐릭터들이 평면적 인물이다보니 계속 비슷한 상황만 무한 반복된다. 그러면 캐릭터나 집단 간의 갈등과 충돌을 바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내거나, 폭군을 중심으로 비밀을 찾아가는 이야기로라도 갔어야 했지만, 모든 것들이 너무나 쉽게 풀려버린다. 지금 내용 그대로라면 영화였다면 30분에서 1시간내로 지나갔을테니 문제가 없었겠지만, 드라마 호흡으로는 지루할 뿐이었다. 당혹스럽게 만드는 황당한 개그 드립은 짜증이 날 정도.



한마디로 정리하면, 폭군은 한시간짜리 마지막회, 4편 한개만 보면 끝! 마녀 시리즈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좋아할 것이다.



※ 참, 박훈정 감독이 영화 마녀를 시작으로 마녀 세계관을 만들고 마녀 시네마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활용하는 것은 참 좋은데... 그런만큼 캐스팅에도 신경을 쓰면 좋겠다. 배우 돌려막기하지 말고. 폭군의 김선호와 김강우를 보고 있으면 감독의 전작이자 같은 세계관이라 했던 '귀공자'가 겹친다. 김선호는 귀공자에서 살인청부업자를, 김강우는 재벌 2세 빌런을 연기했는데, 여기선 전혀 다른 역할을 해서 헷갈린다. 마녀 속 마녀 아버지는 여기서 박사로 나오고, 특수 능력자들도 마녀내 다른 영화 속에서 보던 배우들. 계속 머리 속이 뒤죽막죽... 설마 평행우주 설정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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