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신작, 영화, 리뷰, 영화평, 아이맥스, DC
슈퍼맨, #아이맥스 #2D 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슈퍼맨 을 개봉하자마자 첫회로 봤다. (노 스포일러 리뷰입니다)
어렸을 적 빨간 망토 두르고 동네를 뛰어다니던 아재로서 인생 첫 슈퍼히어로이자 롤모델을 다시 만난다는 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굳어있는 감성을 건드리는 설레임이다. 요즘 워낙 극장이 불황인데 오랜만에 평일 아침에 사람이 붐벼서 살짝 당황했다. 최소한 올해 개봉한 영화들 중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한마디로 완전 미쳤다! 완전 찢었다! 짜릿했다가 긴박했다가 웃게 하다가 울게 하다가 감동적이었다가 그러면서도 이토록 사랑스러운 영화일 줄이야! 완전 대박날 듯하다. 강추! 가오갤 시리즈의 감독으로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의 에이스 중 한명이었던 #제임스건 감독이 #DC 로 넘어와 슈퍼맨을 필두로 DC 시네마 유니버스를 완전히 새로 시작하게 만드는 수장이 되었고, 직접 연출하고 시나리오를 쓴 이번 첫작품 슈퍼맨은 성공적인 시작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좋았던 점은 기존에 보던 슈퍼맨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워너와 DC 그리고 제임스 건 감독이 얼마나 이를 갈고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땀내가 느껴질 정도다. 여러번 영화를 리부트하고 그 사이사이 드라마로도 영상화가 계속 이어졌던만큼 또다시 슈퍼맨의 탄생에 대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여자 주인공 루이스와의 연애 시작 이야기 역시 과감하게 스킵했다. 하물며 클락 기자가 슈퍼맨이라는 비밀은 마치 사내연애를 하는 커플이 남들이 자기들이 사귀는 줄 모를거라 생각하지만 주위사람들이 다 알고도 모른 척해주는 것 마냥 주위의 꽤나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알면서도 모른척 해준다. (오히려 이게 더 현실적인 느낌에 쿨한 듯하다. 아무튼) 얼마전에 리뷰를 올린 #쥬라기월드 #새로운시작 처럼 슈퍼맨 하면 떠오르는 슈퍼맨 테마속 OST가 슈퍼맨 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유지시켜주고 지금까지 슈퍼맨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이야기와 캐릭터 색깔, 그림을 보여준다. 좋은 의미로 지금까지 나왔던 슈퍼맨 드라마들이 슈퍼맨을 과감하게 재해석해온 것과 같은 맥락 위에 있다.
거두절미하고 영화 시작부터 사회생활 초반부로 느껴지는 청년 '슈퍼맨' 클락이 젊은 혈기와 젊은 생각, 젊은 행동 거기서 오는 가치관의 혼돈과 선택에서 좌충우돌하는 캐릭터로 잡고 인간적인 매력을 느껴지게 만들어 놓으면서 주위 상황과 설정 그리고 캐릭터들 간의 충돌 상황에 던져버린다. 한마디로 기승전결의 이야기 단계에서 '기' 없이 곧바로 '승전결'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워낙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돈하고 수많은 캐릭터를 효율적으로 하지만 효과적으로 묘사해놓은 덕분에 이야기를 쫓아가는데 문제가 없고 오히려 몰입감을 더 높였다. 제임스 건 감독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되는게 이 지점인데 복잡한 이야기와 수많은 등장인물을 다룰 때 정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해낸다는거다. 더구나 각 캐릭터에 개성과 매력을 부여하면서도 말이다. 시작부터 냅다 대형 액션 장면으로 시작하니 영화관에 늦게 들어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소재와 주제, 메시지를 담은채 이야기가 흘러가는대로 그저 몸을 맡기면 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즐기다나 나오면 된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여지도 명확하다. 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낯선 슈퍼맨과 이야기가 새롭게 느껴지고 다른 매력으로 와닿았지만 기존 스타일의 슈퍼맨을 좋아하고 이를 기대한다면 그저 킬링타임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저건 슈퍼맨이 아니라고 실망할 수도 있다. 일단 기존 슈퍼맨이 '신'으로 그려졌던 것과 달리 다른 슈퍼히어로들 보다 조금 더 쎈 정도로 능력치가 조정되었다. 슈퍼맨이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고생하고 힘들어하는 그림은 지금까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설정이다. 이와 동시에 완벽한 신의 사고와 생각이 아니라 좋은 부모 밑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해맑게 자라난 힘쎈 '인간' 청년이 좌충우돌 일을 겪으면서 사고와 생각이 보다 깊어지는 성장기다 보니 슈퍼맨 영화 보다 스파이더맨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슈퍼맨의 능력치를 낮춘 대신 수많은 캐릭터가 슈퍼맨을 돕게 만들어 능력을 보완하게 되고 슈퍼맨 단독 주인공 영화기도 하면서도 #어벤져스 나 #저스티스리그 같은 팀업 영화기도 하다. 슈퍼맨 혼자 활약하기를 기대했다면 또다시 실망할 수 있는 포인트다. 액션에 대해서도 실망할 여지가 있는데, 액션 장면도 많고 다양한 조합과 상황으로 펼쳐내지만 (영화 구성을 위한 소재나 이야기 아이디어 등은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슈퍼맨 시리즈 1~4편에서 가져와서 수정, 보완, 확장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한게 아닐까 싶다) 절대 과격하게 가지 않고 엄청난 쾌감으로 다가오지도 않는다. 전체적으로 너무 심각한 분위기로 가지 않고 유머러스하기도 한 밝은 톤으로 가다보니 균형점을 그렇게 잡을 수 밖에 없다. 개봉했을 때 최소한 액션 장면에서는 누구나 입 떡 벌어지게 만들면서 혼을 쏙 빼놓았던 #잭스나이더 감독의 #맨오브스틸 을 기대하면 안된다.
전에도 한번 말한 적이 있는데, 2022년작 #펄 이란 공포영화를 보다가 조연으로 나온 #데이비드코런스웻 을 보고 '이 친구는 그냥 생긴게 슈퍼맨이네' 생각하고 글로 남긴 적도 있었는데, 보는 눈 다 비슷하다고 이후에 정말로 이 배우가 슈퍼맨으로 캐스팅되었다. 기대한대로 그냥 기대하는 바로 그 슈퍼맨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작 시선을 빼았은 캐릭터는... 무조건 #크립토 다! 슈퍼맨의 슈퍼견! 작년말 18년을 함께 한 막둥이 동생 '아리'를 무지개 다리 건너 보낸 후 다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다. 거기에 슈퍼히어로 영화를 완성시키고 재미있게 만들어주는게 강력한 악당, 빌런이라고 #루터 역할을 #니콜라스홀트 가 맡아서 역시나 믿고 보는 연기파 돌+I 배우답게 존재감과 카리스마가 압도적이다. 후반부 엔딩 무렵 제대로 보여주는데 구구절절한 서사가 빠진 상태에서 왜 루터가 그렇게 행동하는지 연기로 납득시킬 정도였다. 슈퍼맨의 능력치를 낮춘 반면에 루터의 능력치는 높여놓아서 대등한 대결이 되게 만들었다는 점도 좋았다. (역시나 이 설정도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말이다)
생각했던 슈퍼맨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슈퍼맨의 매력에 빠졌다! 며칠전 이번 슈퍼맨 작은 피규어 하나 주문해놓았는데 잘했다는 생각이다. 특히 슈퍼맨 뿐 아니라 크립토도 함께 있는 버전을 주문했는데 안그랬으면 엄청 후회했을 듯. 슈퍼맨 보다 크립토가 더 좋다?!! DC 시네마 유니버스를 성공적으로 시작하게 만들었다. 재미있다! 일부 실망할 수는 있어도 누구나 최소 평균 이상으로는 재미있어하고 좋아할 수 있는 영화다. 강추!
※ 'F1 더 무비'처럼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아이맥스 화면비로 쭉 가서 그야말로 아이가 맥스가 되는 쾌감을 준다. 아이맥스 세로비율의 강점은 수직앵글과 비행장면에서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슈퍼맨은 언제나 아이맥스가 필견일 수 밖에 없다. 우람한 스크린과 우람한 사운드는 슈퍼맨에게 최적인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올해 F1이나 #미션임파서블 그리고 직전 슈퍼맨 영화인 맨 오브 스틸처럼 아이맥스 레퍼런스 영화까지는 아니다.
※ 쿠키는 두개가 있다. 하나는 영화 끝나고 곧바로, 다른 하나는 엔딩크레딧 다 끝나고 나오는데 둘 다 영화나 DC 시네마 유니버스에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다. 쿠키라는 단어 의미 그대로 정말 쿠키다. 보면 좋지만 안본다고 큰 일나지도 않는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개인적인 이유로 첫번째 쿠키를 보곤 흐뭇했지만 말이다. 오히려 엔딩부분의 끝이 마블 같았으면 쿠키로 넣었을 장면이다.
※ 갱년기가 왔는지 절대 슬픈 영화가 아닌데 몇번 눈물이 고였다. 슈퍼맨이 키워준 부모 집에 가서 아버지랑 이야기 나누는 장면에서는 갑자기 돌아가신 아빠 생각이 나서, 슈퍼맨과 크립토가 가족으로 함께 지내며 벌어지는 자잘한 장면들에서는 작년에 하늘나라로 보낸 아리 생각이 나서, 마지막에 슈퍼맨이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외면하는 생각과 행동에 대해 말하는 장면에서 그 진심이 전해져서. 갱년기 온 거 맞는거 같다. 제길.
※ 요즘 영화 포스터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마음에 드는 게 없었는데, 몇달전 슈퍼맨의 아이맥스 포스터를 보고 오랜만에 너무 좋았다. 슈퍼맨과 크립토가 앉아있는 뒷모습 포스터가 따뜻한 울림이 있었다. 슈퍼맨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포스터나 대표 이미지가 전혀 아니라서 너무 신선했고. 다행히도 우리나라 아이맥스 포스터로도 결정되어 한정 수량으로 영화 종료후 나눠줬다. 당연히 댓츠더티켓과 함께 받아왔고 바로 현관에 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