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의류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자주 입는 의복에 특수 목적을 위해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말한다. 의복 자체가 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하는 미래형 최첨단 제품을 가리킨다. 의복 자체가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에 접속해 사람 대신 원하는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데, 컴퓨터로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것들을 옷을 통해서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몸의 신체 정보를 측정하여 건강 문제를 미리 진단할 수도 있다. 기기에 내장된 다양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가공하여 사용자가 편안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글래스가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포괄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신발과 옷에 한정지어 얘기하겠다. 처음에 일반 소비자들이 컴퓨터와 소통을 한 방식은 키보드나 마우스였다. 그러다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주류를 이루게 되면서 터치스크린 방식이 주요한 기계와의 소통 방식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인공지능과 센서 기술의 발전으로 음성으로 명령하고, 동작을 통해 디바이스와 소통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인간이 기기와 소통하는 방식이 점점 더 인간끼리의 소통 방식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의류에서는 당연히 자연스런 소통 방식이 필수적이다. 스마트 의류를 착용했을 때 그 모양이나 사용법이 기존의 의상들과 너무 달라 우스꽝스럽게 보인다면, 그 기기는 그저 옷을 흉내낸 컴퓨터이지, 스마트 의류가 아니다.
초기의 스마트 의류는 군사용으로 개발이 되었다. 고기능성 섬유로 만든 옷 속에 디지털 센서, GPS, 소형 통신기기 등의 IT 부품을 내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센사텍스(Sensatex)라는 스타트업이 1996년 군사용으로 개발한 스마트 셔츠가 있다. 이 옷은 심장 박동, 체온, 혈압 등을 감지하여 부상 여부도 알 수 있었다.
최초의 상업용 스마트 의류는 ‘ICD+(Industrial Clothing Design Plus)’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제품이었다. 청바지로 유명한 의류업체 리바이스와 가전업체 필립스가 손잡고 필립스의 휴대전화와 MP3를 리바이스의 자켓에 결합시켰다. 이후 스마트 의류 제품 개발에는 주로 스포츠용품 회사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06년 스포츠 의류업체 나이키가 애플이 합작으로 Nike+iPod를 개발했고, 2007년에 ‘스마트 슈즈(Smart shoes)’라는 이름의 스마트 운동화를 시장에 출시했다. 운동화와 MP3를 결합한 이 운동화는 RFID를 이용하여 iPod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운동 중에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신발 아래쪽에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사용자의 걸음걸이를 실시간 분석해 주는 등 건강 관리도 할 수 있었다. 그러자 아디다스는 구글과 손잡고 2013년 북미 최대 음악 페스티벌로 유명한 SXSW 2013에서 ‘말하는 신발(Talking shoe)’을 공개했다. 이 운동화는 신발 속에 가속 센서, 압력 센서, 자이로스코프 센서 등을 탑재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감지된 정보를 분석해서 스마트폰에 제공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제품이 흥미로운 점은 운동화가 사용자에게 말을 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지루하다고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칭찬을 하는 등 사용자와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개발된 것이다. 스마트 의류가 가장 각광을 받은 분야는 역시 스포츠 의류라 할 수 있다. 선수의 신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기량을 최대화하고 부상은 최소화하는 것이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필수적인 투자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미국 NBA 농구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선수들에게 스마트운동복을 착용하도록 하고 근육활동량, 피로도, 심박수, 호흡패턴 등을 모니터링 하여 경기 운영에 활용하는 시도를 한 사례도 있다. 스포츠 업계에서 스마트의류 활용으로 운동선수 개개인의 신체, 생체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오늘 경기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발 선수는 누구인지, 부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누구인지, 누가 휴식이 필요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수치에 근거한 경기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 것이다.
스포츠 분야 이외에 스마트 의류가 많이 시도되고 있는 곳은 유아용품이다. 유명한 아기 기저귀 전문업체인 하기스(Huggies)가 만든 ‘스마트 기저귀’가 있다. 이 제품은 기저귀 내부에 칩이 내장되어 있어 아이가 소변을 봐서 기저귀를 갈 때가 되면 부모의 스마트폰에 알려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배변 상태나 배변 횟수도 체크해서 그 정보를 부모가 알 수 있도록 해 준다. ‘미모(Mimo)’라는 이름의 스마트 아기 의류도 있었다. 이 스마트 아기 의류는 세탁이 가능한 얇은 센서를 옷에 포함하고 있어 이를 통해 아기의 호흡과 피부 온도, 자세, 활동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가 있는데,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스마트폰으로 전송되어, 부모가 실시간으로 아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다. 만약 아기의 호흡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경고음을 보내서 부모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군사 분야에서의 관심은 아직도 여전하다. 여러가지 시도가 있어왔고, 최근에는 미국 정보 고등연구 기획국(IARPA)에서 오디오, 비디오 및 위치 정보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의류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하기도 했다. 프로젝트명은 'SMART ePANTS(Smart Electrically Powered and Networked Textile Systems)'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센서같은 전자 시스템을 의류에 직접 엮어서 일반 직물과 동일한 신축성, 세탁성, 편안함을 가진 의류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제 스마트 의류는 IT 기술로 새로운 특수 기능이 생기는 것과 함께, 착용했을 때 일반 옷들과 비슷한 수준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런 제품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대량 생산으로 가격이 구매 가능한 선으로 떨어지는 가까운 미래에는 옷이라는 것이 그동안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세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