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통신과 저궤도 통신위성
요즘 6G 이동통신에 관한 논의들이 언론에서 자주 보이고 있는데요.
휴대폰이 필수품이 된 모바일 시대, 우리는 5G라 불리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LTE라 불리는 4G 기술을 대체하고, 빠른 속도와 지연 속도가 거의 없다는 초지연성을 강조하며 세계 최초로 2018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미 5년이 넘게 서비스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4G 기술인 LTE가 함께 사용되고 있는 복잡한 상황입니다. 5G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약속했던 내용 중에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만들어낸 것이 얼마 되지 않을 정도로 사용자들의 불신은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5G 기술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6G 이동통신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요즘 자주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6G는 정말 필요할까요?
사실 스마트폰을 쓰다 보면 5G 주파수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는 LTE라는 표시가 뜹니다. 4G하고 5G 서비스를 같이 이용하고 있는 거죠. 아직도 4G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기도 하지만, 5G 요금제를 쓰고 있는 사람들도 어떤 장소에서는 4G망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아직 5G 망이 제대로 깔리지 않은 곳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LTE 서비스가 되는 곳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 속도로도 지금의 스마트폰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거의 다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왜 소비자들은 5G 서비스를 더 높은 요금을 내며 써야할까요? 지금도 여전히 4G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소비자일까요?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이통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기술 상용화 노하우를 먼저 취득하여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국가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생각됩니다. CDMA 방식의 이동통신 상용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단숨에 세계 통신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도약한 1996년의 성공을 다시 한번 만들어내고자 했던 것이죠. 그런데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5G 통신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2G, 3G, 4G 이렇게 통신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당연히 새로운 통신장비와 휴대 단말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연관 산업이 크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5G에서는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인한 수요의 증가가 예전처럼 크게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죠. 가장 큰 이유는 4G 정도의 정도로 이미 왠만한 모바일 콘텐츠나 서비스를 큰 어려움없이 사용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새로운 장비와 단말기를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죠. 4G 때는 불가능 했지만 5G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나 서비스가 없다는 뜻입니다. 초고속으로 VR이나 AR 등 실감형 콘텐츠가 각광을 받을 거라 했고, 초지연성으로 자율주행차 등 순간적인 반응이 중요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했으며, 초연결성으로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IOT 시대가 온다고 했지만, 아직도 이런 서비스들은 해결할 것들이 조금 더 있는 듯합니다. 5G가 과연 4G 때에 비해서 우리 사회를 엄청나게 발전시키는 서비스나 콘텐츠를 만들어 냈는지는 물음표가 쳐집니다.
그런데 5G 서비스도 아직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데, 6G가 지금 필요할까요?
5G가 약속한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6G로의 기술 발전을 우리가 따라가지 못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뒤쳐질 수도 있을겁니다. 그동안 IT 기술에 대한 발빠른 대응으로 한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런 논리로 6G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동통신 기술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겠죠. 그런데 6G 시대에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점이 점차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궤도 위성 사업에 대한 정부 계획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있으면서, 6G 통신을 준비하자는 것은 일의 순서가 바뀐 것 같네요. 일론 머스크가 운영 중인 저궤도 통신위성 사업 ‘스타링크(Starlink)’에 대한 뉴스가 그나마 6G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만들고 있는 정도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아직 6G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왜 우리가 6G 통신과 저궤도 통신위성 시스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2024년 저궤도 통신위성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겨우 통과됐지만, 6G 시대에 한국 통신의 비전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활발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6G는 5G 때보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입니다. 주파수 특성 상 이동통신 기지국을 더 촘촘히 설치해야 한다든지, 위성 통신을 연계해서 어디서나 연결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하는 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비용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중요한 사업에 국가 예산이 투입되거나 관련 업체들에게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이 필요해 질 경우, 국민적인 동의나 사회적 합의는 필수적입니다. 이제 6G 이동통신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합리적인 방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