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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규 Jul 04. 2020

코로나의 봄날은 갔다.(2)

마다가스카르에서 겪은 코로나-19

18시간 30분의 비행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승무원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이바투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입국할 때 신경을 쓰기는 했지만, 이제는 모두 편안한 마음이었다. 아프리카의 섬나라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직까지는 염려할 문제가 아니었다. 


안타나나리보의 맛집 윤식당에서 첫 식사를 했다. 


한국과의 시차는 6시간이었다. 숙소에서는 비교적 와이파이가 잘 되었고, 시내에서는 현지 심카드를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을 쓸 수 있었지만, 외곽지역에서는 전혀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따금씩 들려오는 한국의 소식, 병원의 소식은 마음을 아주 무겁게 만들었다. 마스크는 구하기 어려웠다.(공적 마스크 제도가 시행되기 전이었다) 대구 경북 지역의 어려움이 들려왔다. 그리고 서울의료원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을 받고 병원 전체 환자를 퇴원시킨 후 음압 시설 공사에 들어갔다. 내 앞으로 입원했던 세 분 역시 급하게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전원 했다고 한다. 


2월 22일부터 2월 29일까지 마다가스카르에 있었다. 그 사이에 대한민국은 코로나바이러스와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렇다고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예정된 수술, 강의, 회의 등을 진행하고, 외곽지역에 나가서 동물들 구경도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멀리 왔으니 선물도 사야 한다.


마다가스카르는 화석의 나라이기도 하다. 암모나이트 화석을 가공해서 공예품으로 판매한다.


여우원숭이 역시 마다가스카르의 상징과도 같다.


3월 1일 저녁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18시간의 비행 (환승시간까지 더하면 24시간이 넘는다)도 힘든 일이지만, 비행기 안에서 계속 마스크를 쓰고 구겨진 채로 잠드는 것은 더 힘든 일이었다. 집에 도착해서 쓰러져 잠들었고, 3월 2일 출근을 했다.


병원에서 3월 2일은 해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날이다. 새로운 인턴, 새로운 레지던트 1년차, 승급한 레지던트들과 함께 한 해를 시작하는 날이다. 그런데 올해 3월 2일은 달랐다. 입원 환자가 없으니 회진도 없었다. 외래 진료를 보기 전에 감염관리실에 문의했더니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혹시 모르니)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고, 일단 외래 진료와 전공의 교육을 진행했다. 국가지정 격리병상에서 일하는 전담 의료진 외에 일반병동에서 일할 코로나-19 전담 의료진을 뽑기 시작했다. A조는 이미 투입되었고, B조, C조, D조까지 순차적으로 투입이 결정되어 있었다. 국가지정 격리병상의 3명, 일반 코로나-19 전담 병동 전문의 32명이 결정되었고, 나는 36번 전문의였다. (계속)


https://youtu.be/pUgisVU-YO0

주 마다가스카르 대한민국 대사관의 임상우 대사님. 유튜버이시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외교관이시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6/20200626008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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