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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술사 Jun 23. 2022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출간

서랍 속에서 다시 꺼내 읽는 장르소설 이야기 No.4



최근 <보건교사 안은영>을 읽었다. 

이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것까지는 알았는데, 

지금까지는 퇴마니, 심령이니 이런 단어에 큰 관심이 없어서 

꽤 오래전에 사놓고도 책장 서랍에 그냥 방치해두기만 했다.


하지만 요즘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서

뭔가 시원 시원한 이야깃거리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플라스틱 칼과 비비탄 총으로 악귀와 혼령을 물리치며, 

통굽 슬리퍼를 신고  뛰어다니는 안은영!


안은영의 캐릭터 소개글인데

처음부터 흥미로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생각보다 초반에는 집중이 잘 안되었다.


안은영이 퇴마사이자 심령술사라는데,

아이들 장난감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칼과 비비탄 총으로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삐딱하게 누워서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이내 통통튀는 발랄한 문장과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캐릭터에 빠져들게 되었다.

특히 소설 후반부의 클라이맥스 퇴마 장면에서는

삐딱하게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정자세로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책 옆에 시원한 맥주는 덤)


p.257 中에서


"속전속결로 갑시다."

목에 칼을 박아주겠어. 뭔지 몰라도 단숨에 막을 거야.

아무도 다치는 일 없이, 그럴 틈새 없이 끝낼 거야. 

은영은 단호하게 마음먹고 나무 문을 열었다. 

그렇게 깊지 않았지만 허술하지도 않았다. 

교비 공사를 할 때 누군가 제대로 마음먹고 꾸민 일인 게 분명했다.

장기 계획이었다. 

코앞에서 당했다는 걸 깨닫자 인표는 분통이 터졌다.

 인표가 보기에는 비어 있는 토굴일 뿐이었다. 

뭔가 흉측한 것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비어 있어서 김이 빠졌다.

"도망갔나요?"

"아니, 여기 있어요. 느껴지는데."

은영이 손전등을 여기저기 조심스럽게 비춰 보았다.

두 사람이 발견한 건 검은 돌이었다.

주먹만한 돌이었고 거기에 조그만 금색 무언가가 박혀 있었다.


이 소설에는 러브라인도 있고, 

퇴마 이야기도 있고,

또 위로와 공감이 되는 문장들도 있다.


솔직히 

몇번이고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은 아니었으나

무료하고 따분할 때 한번쯤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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