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비용을 낮춰야 일론 머스크의 꿈인 화성 개척이 가능하다
| 20241016
스타십의 1단 로켓(슈퍼헤비 부스터)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화면에서 봤던 것과 똑같이 발사대로 돌아왔다. 그것도 젓가락이라고 이름을 붙인 구조물에 의해 땅에 닿지도 않고 회수됐다. 육지에 내려앉는다는 뜻인 '착륙'이란 말이 무색해진 것이다. 마술같지만, 그래서 실제 구현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왜 그렇게 만든 걸까?
유럽우주국(ESA)의 아리안 5호 로켓의 1회당 발사 비용은 약 1억6200만 달러(약 2193억원) 수준이다. 왜 그럴까? 비행기와 로켓을 비교해보면 쉽다. 비행기는 연료를 넣고 다시 비행할 수 있는데 스페이스X가 등장하기 전까지, 로켓은 한 번 쏘면 버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인간을 달로 보낸 아폴로11호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거의 모든 로켓은 바다 속에 있다. 그런데, 스페이스X가 판을 뒤집었다. 로켓을 재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팰컨9은 현재 1회당 발사 비용을 6000만 달러(약 810억원) 정도로 낮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낮아진다. 재사용 회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의 1단 로켓 재사용 최고 기록은 22번인데, 계속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래서 스타십의 슈퍼헤비 부스터나 팰컨9 등을 목표치 만큼 최대한 재활용하면 1회당 발사 비용을 200만~300만 달러(약 27억~41억원) 수준까지 낮출수 있다고 예상한다.
로켓 재활용 시대를 연 팰컨9의 경우 1단 로켓이 바다에 띄워놓은 바지선에 내린다. 지지대를 펴고 내려앉는데 충격이 아주 없을 순 없다. 게다가 이 로켓을 정비하려면 바지선에서 트럭으로 옮겨실은 뒤 공장까지 먼 거리를 운반해야 한다. 그런데 스타십과 슈퍼헤비 부스터는 팰컨9하고는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난다. 이번에 젓가락으로 잡은 1단(슈퍼헤비 부스터)만 해도 길이 71m에 지름 9m, 중량 367만5000㎏에 달한다. 상단에는 최대 100명의 승객을 태우는 스타십이 올라간다. 적재량이 150톤 수준인 거다. 만약 이걸 기존 방식대로 내리게 한다면 초대형 바지선을 써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 커다란 구조물이 땅에 닿게 되면 역추진 로켓을 아무리 잘 조절 한다고 해도 동체가 받을 충격이 엄청날 것이다. 또 이 거대한 로켓을 바다에서 운송해서 트럭으로 옮겨싣고 정비공장으로 가는 일 또한 큰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의 5차 시험발사 성공 이후 자신의 X를 통해 "오늘 다행성족으로 나아가기 위한 커다란 발걸음을 딛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가 여러 차례 밝혔듯이 그의 꿈은 화성으로 가는 것이다. 그는 2050년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화성의 식민지화를 시작으로 인류의 '다행성 종족화'를 실현한다는 포부다. 머스크가 스타십을 단순한 'Space Craft'가 아닌 'Space Ship'으로 지칭하며 여객선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일론 머스크는 ‘저렴한 로켓 운송사업’으로 그 길을 열 생각인 것이다.
지난해 7월(2023.7.7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스페이스X가 우주 발사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다웰이 수집한 데이터를 인용했는데, 2022년 미국의 우주 발사장에서 진행된 고객 의뢰 로켓 발사 가운데 66%가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려 올라갔고,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는 88%가 스페이스X의 로켓을 이용했다.
은이은 기자 unyiun@outl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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