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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탱글통글 Jul 05. 2024

왜 살아?

요즘 저는 휴게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가로운 평일에는 가끔 매대 앞에 멍하니 앉아 생각해 보곤 합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분명 처음에는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집 근처에 있는 휴게소 한식코너 알바에 지원했는데.. 

알고 보니 알바가 아니라 정직원이었고 열심히 하다 보니 반장이 됐다가, 절 지켜보던 옆 매장 토스트 사장님의 권유로 '핫바라니... 신기한걸? 면접이나 봐 볼까?'라고 생각했을 뿐인데. 지금 저는 커피& 핫바& 호두과자를 같이 파는 하이브리드 MZ감성의 매장에서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있는 것입니다. 


 개구리 소년!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그리고 휴게소는 장사를 말아먹는단다~



삶은 '거스를 수 없는 큰 기류에 몸을 맡기며, 어딘지 모를 막연한 파라다이스를 찾아 날갯짓을 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휴게소 한식코너를 향해 열심히 날갯짓을 했고, 그러다가 큰 기류에 휩쓸려버려서 생각해 본 적도 없는 핫바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으니까요.


가끔 이렇게 삶이 제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자각할 때면 종종 "왜 살아?"라는 결코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곤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조금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살고 있습니다. 

다양한 일이 있었습니다. 치즈 공장도 다녀보고 귀농도 해보고 유기견도 키워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수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글을 쓰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작가병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자꾸 되지도 않는 교훈을 끼워 넣으려 했다가 어느 날은 문장력으로만 승부(?)를 보고 싶어서 아무 의미 없는 글들을 싸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이 재미가 없어지고 멀리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어느 정도 치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그냥 아무 말이나 떠들다 가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됐으니까요.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살아온 이야기와 개인적인 생각들을 틈틈이 들러서 털어놓고 가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읽을 사람이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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