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도 좋다는 이상론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내 말은 하루 15시간을 일하고 월급 700~800을 가져가는 삶과 하루 9시간을 일하고 월 200만 원을 가져가는 삶에서 난 후자를 택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옳고 그름보다는 스타일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는 주 5일 9시간도 과하다고 생각한다. 인류는 그만 종족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주 4일제에 돌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이미 본인은 4년 전쯤에 인정하고 주 3일 5시간 노동을 꿈꾸고 있다)
대략 3~4년 전부터 실제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주로 알바 사이트를 구경하다가 '어? 재밌겠는데?' 싶은 마음이 들면 지원한다. 면접을 보면 인력난 때문에 대부분 합격하는 일들이다. 지금 대충 생각해 봐도 치즈공장, 도시락 공장, 플라스틱 뚜껑 포장, 다이소 아침 물류정리, 애플 리퍼폰 분류 창고 직원, 스크린골프, 비닐하우스 농장, 가락시장 김가게, 배민 라이더, 과일가게 판매직 등등이 있다.
골프공 하루에 300개씩 광내기.. 나 대머리일 때도 이렇게 광낸적은 없었다.
어느 정도 눈치가 있는 편이고 일 자체도 단순한 것들이라 금방 배운다. 평상시에는 상당히 대충대충 사는 편이지만, 일을 할 때에는 최선을 다해서 꼼꼼히 하는 편이다. 일을 제일 잘한다고 말할 순 없어도 가장 열심히 하는 직원 탑 3 정도는 꽤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사장님들은 언제나 나를 좋아했다. 소위 가성비가 좋은 직원이었으니까. 결국은 항상 단시간에 반장이니 파트장이니 하는 것들을 맡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업무량이 과해져서 부담스러워지고 재미가 없어지다가, 앞서 말했듯 본인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부담이 적고 재미있어 보이는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게 되는 것이다.
의왕휴게소에선 주로 이런것들을 만들었다.
비슷한 패턴으로 올해 5월 즈음에 의왕휴게소 한식 코너에서의 반장 역할을 그만두게 되었다. 마지막 날 휴게소를 돌면서 매장의 직원분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는 중에 새로 오신 토스트 사장님께서 물었다.
"혹시 그만두고 계획하신 일 있으세요?"
"아니요.. ㅎㅎ 7월 달에 수술이 있어서 책이나 읽으면서 쉬려고요."
"그럼 혹시 짧은 시간이라도 다른 휴게소에서 일해볼 생각 없어요?" 사장님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그 이후에 이어지는 설명을 들어보니 휴게소라는 곳에서 핫바 & 어묵을 판매하는 곳이었고 지금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짧게라도 다녀볼 생각이 없냐는 것이었다. '핫바 튀기기'라는 단어에 흥미가 생겨버린 나는 연락처를 사장님에게 건넸고, 그렇게 휴게소점장님과의 인연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