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연연하지 않게 됐다. 가장 큰 계기는 해설사를 하면서 연령대가 다양한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70세가 되어서도 전자기기를 잘 활용하고 공부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나이보다는 관성이 인간을 더 늙게 만든다고 생각하게 됐다.
25살이 넘었을 때 가슴이 철렁했었다.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 같다는 못된 말 때문에, 괜히 나이에 전전긍긍했다. 꽃이 꺾였다는 말을 스스로 쓰기도 했다. 막상 20대 후반을 살아보니 난 그대로였다. 괜히 저런 말에 휘둘려서 슬펐다.
30살이 됐다. 20대 후반의 교훈을 기억하면서 이제 다시는 나이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한다. 29살의 나와 30살의 나는 종이 한 장 차이이고, 뭐든 다시 시작할 수 없는 나이는 없다.
오히려 불안정했던 20대가 끝나고, 3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서 기쁘다. 이제 곧 4를 앞에 달아야겠다고 생각한다. 퇴직하시고 나서 혼자 유럽여행을 떠나셨던 해설사 선생님이 기억난다. 나이보다는 젊고 유연한 생각이 더 중요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