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성인과 다르게 특징적인 증상으로 아프지 않는다. 안 움직이고 기력이 없을 뿐이다. 여기서 큰일났을 때는 열이 날 때다. 아이가 38도까지 열이 올라가면 긴급상황으로 병원을 찾아야한다.
아동병원 실습생으로서의 하루는 fever와 함께 시작된다. 고막체온계를 들고 양쪽귀를 위로 잡아당겨 체온을 재고, 더 높은쪽을 기록한다. 30분마다 한번씩 체온을 재면서 항생제를 주고, 경과를 관찰한다.
열이 나서 피검사를 해보면 필히 염증이 생겼다. 우리 병원에는 장이나 폐에 염증이 생겨서 온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의료인은 아프게 하는 무서운 사람이기 때문에, 진료를 하려면 아이를 꼬셔야한다
나는 오늘 곰돌이인형을 들고갔지만, 무서워하는 공포 속에서는 무용지물인 것을 깨닫고 '이건 주사가 아니라서 안 아프다'라는 점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방법을 고민중이다.
아동실습을 하고나서 성인을 간호하는 일이 얼마나 귀중한 일인지 알게되었다. 아동은 성인보다 몇백배의 관찰력과 눈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는 실습 첫날 버프로 버퍼링이 걸려서 삐걱삐걱 로봇같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