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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작은 실패 이야기

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by Kay

다시 급작스런 해고 통보를 받았던 여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마음은 서늘했지요. 마음속에서 얼음이 얼어붙는 듯했습니다. 당장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전혀 감도 오지 않던 그때 예전 인연을 맺었던 분이 생각났습니다.



HR컨설팅펌에서 근무하던 시절, 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경력과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당시 직접적으로 업무영역이 겹치지 않아서 그저 좋은 느낌으로 인사를 하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그러다 저는 그곳을 떠나 일반 기업으로 이직을 했고, 건너 건너 그분도 그곳을 떠나 창업을 하셨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HRD 전문가답게 기업을 대상으로 많은 교육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운영하는 기업이라 했습니다. 갑자기 비자발적 무직상태가 되고 보니 일단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일했던 HR 분야가 제일 먼저 떠 올랐습니다. 저는 특히 HRD에서의 많은 경험이 있었기에 일반 인사관리뿐만 아니라 기업강사로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착각이었지요.)



그래서 바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전화를 드리자마자 매우 반갑게 맞아주셨고, 제가 간단하게 상황이야기를 드리자 당장이라도 좋으니 미팅을 갖자고 제안을 주시기까지 했습니다. 당장 뭐라도 해야 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바로 약속장소로 달려갔습니다.



시간이 되어 그분을 만났습니다. 몇 년 만에 뵙는지라 반가움이 앞섰지만, 일단 우리에게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그분은 저를 존중해 주셨고, 제가 기업강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기업강사로 더 크게 성장할수록 상호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 가기로 했습니다. 이후 그분은 저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시려고 노력했습니다. 저 역시 그분의 호응에 보답하고자 써칭을 하는 중간에도 최대한 빠르게 그분의 요청에 따라 강의안을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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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짐작하셨겠지만 저의 기업강사로의 시도는 실패를 했습니다. 그분은 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지만, 기업강사를 하기에는 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저도 기업의 인사 경험이 있기에 어떤 상황인지 쉽게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차츰 그분과의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이 실패담을 겪으면서 저는 한 가지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나만의 콘텐츠가 나의 경쟁력이다.



이때의 다짐으로 저는 HR, 리더십이 아닌 다른 콘텐츠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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