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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초심자의 행운

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by Kay

4개월 동안 헤매다 5개월 차에 저는 커다란 승전보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나의 적성에는 맞는 걸까? 란 고민을 매일매일 하던 끝에 저에게 찾아온 달콤한 과실이었습니다.



저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제는 어려운 포지션들에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성과를 낸 포지션은 영업과 마케팅으로 제가 어느 정도 포지션의 특성을 알고 있는 직무였습니다. 그래서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 후보자를 서칭 하는 데 있어서 맨땅에 헤딩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성과를 낸 저는 이제 경쟁자가 많은 평범(?)한 직무보다는 어렵지만 경쟁자가 별로 없을 듯한 포지션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어려운 만큼, 성과의 크기도 더 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결과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그 시도는 저에게는 매우 가혹했습니다.



유명한 소설에 나오는 나오는 문장입니다. 사실 저도 이 문장을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서야 출처가 ‘연금술사’ 임을 알았습니다. 원작의 무게와 깊이답게 짧은 문장이지만, 엄청나게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네요.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된다.



정확하게 저의 이야기였습니다. 초보 헤드헌터가 몇 개월의 고생 끝에 나름의 성과를 만들었고, 그 성과에 자신감을 얻어 더 큰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 문장의 다음 문장처럼 저의 결과는 가혹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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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



제 경력과 경험에서 별로 접해보지 못했던 직무에 도전했던 것이 저의 패착이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제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반도체, AI 등 의 분야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산업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없는 저는 서류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결과들만 만나게 되었지요. 그저 열심히만 하면 운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열심히’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제대로 된 ‘방향’이 전제가 되어야 ‘열심히’가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저는 가혹한 시험을 만나게 되었고, 이후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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