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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CHO Feb 18. 2022

이지안의 ‘나의 아저씨'
울아들의 ‘나의 선생님’

Hoya의 ‘나의 선생님’ (1)

특수 교육은 영어로 Special Education이다. 그럼 특수 교실은 Special Class일까?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는 특수 교실을 Special Class 대신 Inclusion Class로 부른다. Inclusion은 미 특수 교육의 기본 방침이다. 이는 특수 학생들이 일반 학생들과 함께 한 교실, 한 공간에서 교육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특수 교육이 그 기본 방침에 충실하다면 학교 내에 Inclusion Class는 있어서는 안 되는 교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특수 교실이 따로 존재한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바로 이 Fully Inclusive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역설적으로 알려준다.



현재 Netflix를 통해 스트리밍 중인 '나의 아저씨 My Mister'

며칠 전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이 드라마는 한 공간에 있으되, '우리'에 소속되지 못하고 소외된 이들을 다룬 드라마다.

'우리'는 소외된 존재를 그림자 취급하며 철저하게 배제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무시한다. 소외된 지안이가 '우리' 안에 소속되는 데에는'우리' 중 용기 있는 한 어른이 내민 손으로 시작되었다. 그 어른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조건인 '밥'을 매개로 '관계 맺음'에 성공하고, 이 관계를 확장시키기 위해 '우리' 안에 그녀를 잡아당겼다. 이런 존재가 단 한 사람이라도 존재한다면, 다수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존재가 이들 사이에서 운신할 공간의 폭은 넓어진다. 그 속에서 우리 개개인과 관계 맺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될 수 있고, 이 드라마는 그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소외된 이에게 내미는 한 '어른'의 손은 생각보다 큰 힘이 있다. 만약 그것이 교실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학교는, 교사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런 면에서는 나는 교육의 힘을 믿는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 점은 비단 일반 학생에게만 적용되는 사실이 아니다. 일반 학생들에 비해 발달이 느린, 심지어 발달이 멈춘 것처럼 보이는 학생들에게도 해당된다. 나는 그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아들을 통해 온 몸으로 깨달았다.


우리 아들은 11학년이다.

그리고 킨더 때부터 지금까지 고기능성 자폐로 진단받아 특수 학생으로 구분되어 학교에서 관리를 받았다.

우리 아들은 운이 참 좋았다. '나의 아저씨'같은 좋은 선생님, 그리고 좋은 멘토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선생님들이 다 우리 아이에게 열린 자세를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학생의 개인적 특성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가진 High Tech에서조차 우리 아이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했던 선생님들이 여럿 있었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몰이해는 학부모로서 우리가 선생님들을 이해하고 또한 인내해야 할 몫이기도 하지만, 그들을 설득시켜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그래야 그 한 해가 순조롭게 잘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태도를 지적하고, 그들에게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을 통해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지원군, 즉 '나의 선생님'들이 우리에게는 항상 있었다.


이 시리즈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우리 아이를 이 학교의 구성원으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손 내밀어 준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 대부분 특수 교사들이지만, 일반 교사도 있고, 심지어 팀 코치도 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 아이도 학교에서'우리'가 될 수 있었다. 부모로서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우리 아들의 인생에 있어 K-12라는 미 공교육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아들에게 손 내밀어 이끌어준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을 이 블로그를 통해 알리는 것은 내가 학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될 것이다.


자, 그럼 우리 아들이 킨더 과정을 입학한 2010년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다음 글에 계속)


2022년 2월 17일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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