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정환경 때문에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저는 취업을 위해 고등학교 3학년때 준비했던 간호조무사로 취업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 고등학교 선생님께서는
"꼭 대학에 가, 도와줄테니 지금 공부하는게 맞아. "
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당시 제 머리속에서는 취업! 돈! 밖에 없었기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회 생활을 하며 지내는 동안 왜 대학을 안 갔어? 라는 질문을 아마 수십번은 들었을 거에요. 그럴때마다
" 그냥요~ 지금은 별로 가고 싶지 않아서요."
" 나중에도 갈 수 있는걸요. 그 때 공부할거에요 "
" 학비 모아야죠~ 곧 갈거에요. "
라며 웃었지만, 사실 진짜 속 마음은 주변 친구들처럼 똑같이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그 시절, 가장 부러웠던건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그 친구들은 다들 학교 이야기, 교수님 이야기, 과제 이야기들을 풀어내곤 했는데 '힘들다. 짜증난다. 하기 싫다.' 라고 이야기 하지만 저는 그 이야기들 자체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 나도 괜찮았다면 지금 일 하지 않고 친구들처럼 학교 생활 하고 있을텐데..... '
또래에 끼지 못했다는 생각과 다른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억울함까지 있었죠.
그때 다짐했습니다.
함께 살던 제 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스물다섯.
그 땐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대학에 가고 말겠다!
꼭 나도 다시 공부를 시작하겠다!
그리고, 스물 다섯이 되던 해
드디어 그렇게 부러워했던 대학생활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오히려 대학에 일찍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을 합니다.
그 시절 무리해서 대학에 갔다면,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었을까요?
아뇨,
저는 아마 못했을겁니다.
그 때 바로 공부를 시작하지 못했기에 학교 생활에 목마름이 항상 있었고, 학교생활의 목마름 때문에 아프고 쉬고 싶은 날이 있어도 학교 출석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동생들 틈에서 지지 말아야지, 스무살 동생들에게 열심히 하는 언니 혹은 누나가 되어야지. 잘 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해도 저 사람은 나이도 있는데 왜 저래? 라는 이야기는 절대 듣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그 덕분에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가끔 아쉬움이 들때도 있습니다.
내가 스무살, 바로 대학에 갔다면 또 다른 모습으로 지냈겠지...
그 때 바로 대학에 갔다면 나와 같은 나이의 대학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을거고 그 나이가 아니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겠지...
하지만,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남을 뿐.
저는 늦은 제 선택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비록, 고등학교 졸업을 하면 대학을 진학해야한다는 통상적인 길을 걷지 못했지만 오히려 저에게 취업이라는 다른 길을 걸으면서 얻은 수 많은 경험들이 저에게 큰 보물이 되었으니까요.
가장 큰 얻음은
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무뎌질 수 있었던 한 가지의 목표. 내 꿈이.
아스라이 사라지지 않았다는것
남들보단 조금 늦었을진 모르지만 결국 이루었다는 것.
그것을 해낼 수 있었다는 내 자신에 대한 대견함이 항상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늦었다고,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길을 가든 그 길에 잘못이라는 건 없습니다.
혹, 잘못된 길을 걸었다 하더라도
' 아, 이 길은 잘못됐구나. 그럼 다음엔 안가야지 ' 라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얻을 수 없는 지혜들을 당신은 분명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 길을 가지 않으면 뒤쳐지는 것 같고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남들 처럼 그렇게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불안함. 두려움. 걱정들이 불쑥 불쑥 자신을 덮치겠지만
지금 당신이 스스로 선택한 그 길은 절대 당신을 나쁘게 만들지 않으니까요.
자신이 결정한대로, 마음먹은대로 묵묵히 걸어가세요.
분명 남들은 결코 얻을 수 없는 커다란 무언가를 당신은 가질 수 있을테니까요.
오늘도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가고있는 그대.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