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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선영 Mar 17. 2016

맞지 않는 신발을 꼭 신어야 할까?


일을 하다 보면 우울하고 출근하기 괴롭고 다 떨쳐버리고 싶을 때가 있잖아.

근데 그러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또 거기에 적응돼서 다니게 돼.

그럼 그냥 나는 직장 권태기에 빠졌다 생각을 하고 또 열심히 생활을 하게 되는 것 같아.



근데 친구야.

너는 지금 직장의 권태기를 느끼는 게 아니라

아예 안 맞는 구두를 신었기 때문에 아프고 괴로운 게 아닐까?



당연히 새 신발을 신었으니까

'뒤꿈치가 벗겨지고 발톱이 아픈 거야. 시간이 지나면 발에 맞게 되어서 안 아플 거야.'

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의 너에게 그 구두는 고통을 주고 있잖아. 그것도 매일 매일. 오랜 시간을.

그렇다면 네가 너에게 얘길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나 발이 망가지고 있어요. 신발이 맞지 않아요! 아프다고요!"



그럼 어떻게 해.

신발을 바꿔야지.

신발이 지겨워서 바꾸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적응을 해보려 해도 도무지 발에 맞게 늘어나지도 않아.

밴드를 붙이고 아프지 않게 용을 써봐도 다시 벗겨지고 원상태로 돌아올 뿐 나아지는 게 하나도 없어.

계속해서 상처를 줘서 낫질 않는 건데, 바꿔야지. 그걸 계속 신고 있어?



직업을 바꾸고 회사를 옮기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하면서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견디지 못할까,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 알아.

근데 에잇! 지겨우니까 안 할래. 재미없어! 그러니까 관둘래! 이게 아니라 정말 자기 자신의 몸과 정신이 아프니까 고민을 하는 거잖아.

그건 당연한 거야.



그러니까 네가 잘못 생각해서 선택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오래 견디지 못함에 죄책감을 가질 이유도 없어.

너는 너의 발이 주는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잘 받아들여 자기 자신과 계속되는 대화를 하고 있다는 거야.



나 자신이 행복하고 즐겁기 위해 사는 거지, 억지로 참고 맞추려고 사는 거 아니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오롯이 자기 자신이 주는 목소리를 잘 듣고 판단할 거라 생각해. 

난 너의 결정이 너 자신을 위한 결정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러니 힘내!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친구와의 대화 중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모든 직장인 여러분! 무거운 하루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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