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를 향한 갈망이 빚어낸.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3악장
팟캐스트 '클래식이 알고싶다' 87회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의 3악장을 소개했습니다. 아다지오 A메이저.
87회 방송 듣기
잠깐 팟캐스트 방송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팟캐스트 '클래식이 알고싶다'는 2017년 9월부터 시작한 팟캐스트입니다. 저는 당시 1년 반 이상 '재즈가 알고싶다'를 제작하고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클래식 영역에서의 팟캐스트를 만드는 것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나름의 고민과 방향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적절하게 구성할 수 있는 적임 아티스트를 찾고 있었습니다. '재즈가 알고싶다'의 모든 과정들을 온몸으로 겪었기 때문에 콘텐츠를 만들면 청취자가 하게 될 반응, 아티스트와 제작자 사이의 콤비네이션, 향후 전망 등이 예측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자신 있었고 1차 평가를 소소하게 하자면 아주 나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턱을 넘는 것도 무척 부단한 노력이 정말 대단하게 들어갔지만... 이제 시작이죠.
피아니스트 안인모 님과 의기투합하여 본격적으로 만들고 얼마 있으면 곧 100회가 다가옵니다. 2017년 가을을 거치면서 농익은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서 무척 보람 있고 기쁩니다. 그동안 '팟빵'에서는 음악 카테고리 분야에서 1위를 굳건히 지켜가고 있고 구독자가 4천 명이훌쩍 넘었으니까요. 아이튠즈에서도 최근 음악 카테고리에서 2017년 12월 현재, 5-8위를 오르내립니다. 이것도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다른 팟캐스트들과 달리 만듦새가 무척 훌륭합니다. 출연한 안인모님과 저 데이브니어의 톤과 매너도 한몫을 하는 것 같고, 클래식에 관심을 갖고 클래식을 사랑하는 분들의 캐릭터와 스타일 및 취향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차차 에피소드를 간간히 소개하면서 팟캐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더 하게 되겠네요.
라흐마니노프는 요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죠. 쇼스타코비치처럼 어떤 유행의 물결처럼 느껴져서 오히려 거부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음악을 들으면 그런 생각은 이내 날아가 버립니다.
라흐마니노프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심포니들이 너무 산뜻하게 들릴 때, 혹은 너무 웅장하고 두텁다고 느껴진다면 교향곡 2번은 그 모든 것을 채워줍니다. 미니멀하다 말할 수는 없지만 감성적으로 충만하고 충만하고 또 충만합니다.
3악장 처음에 나오는 주선율이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이 선율을 들으면 저는 가보지도 못했건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눈 내린 넓은 시베리아 벌판을 그립니다. 그리운 누군가를 만나러 눈길을 뛰어가는 느낌도 들고, 어느 순간에는 와락 껴안고 부둥켜 우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그것은 상상처럼 흩어지고 아련함에 아련함이 더해져서 아득해집니다.
그가 교향곡 1번을 실패하고 겪었을 우울과 방황은 어떤 것이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극복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치료 과정이 부수적 도움이 되었겠지만 이런 위대한 음악을 만든 사람이라면 그 내면의 내적 힘으로 스스로 극복했다고 믿고 싶네요. 그 어떤 분열과 혼란이 있다 할지라도 우리 가슴속 그리고 머릿속을 뒤흔드는 삶의 장애들이 있다 할지라도 위대한 작품에 대한, 사랑과 인생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결국은 모든 좌절을 딛고 일어날 수 있을 테니까요. 결국은, 시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의 인생 시간 안에서든, 그 일들을 지켜보고 평가하는 지금이라는 시간이든 말이죠.
그 어떤 분열과 혼란이 있다 할지라도 우리 가슴속 그리고 머릿속을 뒤흔드는 삶의 장애들이 있다 할지라도 위대한 작품에 대한, 사랑과 인생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결국은 모든 좌절을 딛고 일어날 수 있을 테니까요.
82회 에피소드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인생과 음악 전반을 다룬 내용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82회 방송 듣기
교향곡 2번의 편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관 악기들의 따뜻함이 스트링 위로 포근함을 줍니다. 음악을 듣다 보면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느낌입니다.
▶목관 - 플루트 3(3번 주자는 피콜로를 같이), 오보에 3(3번 주자는 잉글리시호른을 같이), 클라리넷 2, 베이스클라리넷 1, 바순 2
▶금관 -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타악기 - 팀파니, 글로켄슈필, 심벌즈, 베이스 드럼
▶현악 5부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이야기는 줄곧 나오게 되겠지요. 클래식이 알고 싶고 클래식이 듣고 싶은 모든 분들을 위해 데이브니어 열심히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데이브니어 #안인모 #클래식이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