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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심어린 로레인 Dec 27. 2024

워킹맘이 연말 휴가를 보내는 신박한 방법

나의 일상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들에 헌정데이



1년 365일이 360일을 꼬박 채우고 이제 한 손안에 카운트할 시점이 다가왔다. 언제 이렇게 무수히 많은 매일의 해가 뜨고 지기를 반복한 거지? 보통의 나날들이 아득하게 느껴질 만큼 올해의 끝자락을 더 정신 차리고 보내지 않으면 2024년이라는 해가 그대로 져버리는 것처럼 형체가 잡히지 않을 것만 같다.


연말 휴가를 보내다 보니 12월 27일부터 나는 오롯이 자유의 날을 맞이하고 있다. 간간히 주어지는 휴가와 달리, 연말의 휴가는 무척 차분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날들을 잘 누리고 싶은 마음과 함께 올해를 회고하는 아주 귀한 시간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워킹맘으로 바쁜 하루하루에 놓치기 쉬운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으로 보내야지.


1. 틈틈이 받은 감사거리를 적는 것.

매월, 매주, 매일 주기는 상관하지 않고 노트에 오늘의 감사들을 적어보았다. 누구를 만나서 감사, 어떤 좋은 강연을 들어서 감사, 소소하지만 나를 생각해서 받은 선물에 감사 등등 감사 기록이 쌓여갈수록 나의 일상이 사랑받고 있음을,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임을 정말 눈물 나게 감사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런 노트를 한 장 한 장 다시 살펴보면서 나는 올해의 축복을 누군가에게도 흘려보내야겠다고 다시 다짐해 보게 된다.


2. 연말엔 꼭 재무데이를 갖는 것.

남편과 맞벌이를 하느라 매월 우리의 주머니를 정산하기는 쉽지 않다. 내가 빼어난 살림꾼도 아니라서 매번 가계부를 꼼꼼히 기록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가 1년 주기로 갖는 것이 바로 재무데이. 2024년 시작에 앞서 수입과 지출을 고려해 세팅한 대로 1년이 흘러간다. 물론 중간중간 월급이 달라지거나, 지출이 급 생기는 등의 변동이 있을 경우는 수정반영 하지만, 대체로 연말 예상치로 세팅해 놓은 대로 한 해가 흘러간다. 그리고 이렇게 12월이 저물어 갈 때쯤, 우리는 일명 회계 데이트 시간을 갖는다. 엑셀에 세팅해 놓은 데이터들을 보면서 현재 자산이 어느 정도로 증감했는지 정리하고, 내년을 예상해 본다. 생활비, 예비비, 용돈, 투자 등의 다양한 항목에서 지출규모를 정리해 놓고 자동이체까지 걸어놓으면 끝! 그래도 알차게 산 결과로 풍성하게 채워진 삶에 감사함을 느낀다.


3. 소중한 사람들과 데이트 약속을 잡는 것.

만나고 싶었던 가족과의 교제, 친한 친구들과의 근황 업데이트 등.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오붓하게 여유롭게 시간을 할애해 보려고 부지런히 약속을 잡았는데, 문득 남은 며칠은 나에게 이런 만남보다 더 소중한 곳에 시간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아이들. 나는 오랜만에 큰 아이, 작은 아이와 1:1을 계획해 보기로 했다. 아직 방학 전이라 학교 일과를 하겠지만, 평소보다 이른 하교를 하고서라도 평소 좋아하던 박물관을 다녀오거나 맛있는 식사를 하는 걸로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토닥이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리라.


4. 충분히 나를 아끼는 시간을 가지는 것.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글을 쓰지 못했다. 엉덩이가 들썩이고, 마음이 분주하여 진득하니 앉아야 가능한 일들을 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그 바람에 책도 많이 쌓여갔고, 브런치 글도 오랫동안 올리지 못했다. 이 글을 시작으로 나는 연말에 어떤 글을 남길까? 지금 글을 쓰는 건, 지금의 내 모습과 생각을 남기는 행위다. 새해로 가기 전에 다시 마주하지 않을 서른일곱의 나를 잘 기록해 두어야지. 지금 이 시기를 동행해 줄 좋은 책과 함께.


5. 사진과 함께 올해 10대 뉴스를 뽑아보는 것.

사진첩을 정리하는 것도 큰 업무에 해당되는데, 나는 12개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10대 뉴스와 함께 소중한 사진들을 추려보는 재미도 놓치고 싶지 않다. 나무의 나이테가 한 줄 쌓이듯, 자글자글 주름 속에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그 결과로 나는 어떤 성숙과 성장을 했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쉬운 경험도 있고, 속상한 순간도 있지만, 대체로 나를 웃게 했던 순간이나 아름다운 그날을 잊지 말아야 하니까. 그것이 런치패드가 되어 나란 사람이 2025년 버전으로 살아갈 때 더 힘찬 걸음을 내딛게 도와줄 것이다.


최근 옥스퍼드대학에 필독서로 선정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의 작가 차인표가 한 강연을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다. 자기를 평생 성장하는데 좋은 친구가 되어준 습관 3가지를 소개했는데, 그것은 바로 1. 쓰기 / 2. 읽기 / 3. 운동하기였다. 그의 강연을 듣는 내내 그가 구사하는 표현과 어휘들이 정말 내공 없이 나올 수 없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지! 새해에 더 꾸준히 글 쓰고, 잠들기 전에 책 읽고, 틈틈이 운동해야겠다. 오래 천천히 나는 나아질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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