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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chid Dec 19. 2019

10년

아침에 눈을 뜨면 뜨는 대로, 밤에 눈을 감으면 감는 대로 울었어. 머리맡에서 항상 느껴지던 작은 온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 슬퍼서.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작고 약하게 울던 목소리가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사라져 버려서. 빛나던 녹색 눈을 영영 마주할 수가 없음을 알아서. 자라면서도 듣지 못한 예쁜 말들을 더 이상 너에게 들려줄 수 없다는 걸 깨달아서.

병원에서부터 식어 돌아온 몸을 안고 이름을 부르며 그토록 목놓아 울었는데, 지금 내가 널 듣지 못하듯 그때 너도 나를 듣지 못한 거겠지. 아무리 널 만지고 입 맞추고 이름을 부르고 눈을 바라봤다 해도 거둬진 숨은 다시 못 돌아오는 거야. 내게 남은 평생 동안 너와 절대 이어지지 못하리란 생각에 너무 고통스러워.

내 반절도 되지 않는 작디작은 너에게 너무 많은 것을 의지했던 것 같아.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맹세하고 곁에 데려왔는데 정작 날 지킨 건 너였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서, 눈에 보이지 않을 때면 매번 이름을 부르며 온 집 안을 널 찾아다녔는데. 이제는 널 어디서 찾아야 할까? 꿈속에서?




2009.06.22 12:52



엑스레이 판독결과 원래 이가 나지 않는 기형이라고 합니다.

음식 섭취나 생활에는 지장이 없고 치아 관리만 잘해주시면 나중에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하셨습니다.원하시면 진료병원 소견서 받아드립니다.


 능글능글 적응력이 좋은 녀석입니다.
저희 집에 오자마자 집 안 탐험도 하고 밥도 알아서 찾아먹고 화장실도 잘 가립니다.
 
다른 냥이들을 아주 좋아해서 먼저 가서 애교도 부리고 장난도 겁니다.
자기보다 서열이 위로 보이는 냥이에게는 바로 배를 보이고 골골송을 부릅니다.
 
저희 집에 온 초반에는 약간 경계해서 놀거나 쉬다가도 눈이 마주치면 도망가기 바빴지만
지금은 알아서 사람 옆에 다가와 턱이나 머리를 만져달라고 머리를 들이미는 귀여운 아이입니다.
얼굴을 만져주면 골골대면서 손을 핥고 깨물깨물합니다.
 
새로운 댁에 가서도 처음 며칠간은 사람을 무서워 하고 도망갈 수는 있지만
적응되면 바로 사람을 따라다니는 애교둥이가 될거랍니다.


- 저랑 같은 동물병원을 다니는 분중에 화원을 운영하시면서 길냥이에게 밥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는 분이 계십니다.
밥을 먹으러 오는 아이들은 노랑둥이와 턱시도 부부로 지난 겨울 노랑둥이를 먼저 중성화 수술 시켰습니다.
그 후에 턱시도(암)을 수술시키려고 보니 배가 불러오면서 임신이 확인됐습니다.
 
그 후 출산하고 아이들이 젖을 뗄 때까지 기다려서 엄마는 중성화 수술을 시켜서 더 이상의 임신을 막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태어난 아이들은 길냥이로 살기에는 너무 어리고 이미 사람 손을 탄 상태라서 입양을 위해
저희 집에 임보 오게 되었습니다.
입양글 올리는 가츠는 그 중 한 아이입니다

*강아지를 닮은 순박한 인상의 노랑둥이입니다.

가츠의 아빠가 군살없는 거묘였는데 가츠도 아빠를 쏙 빼닮았습니다.

이제 7개월인데 몸무게가 4.7kg입니다.

군살은 하나도 안만져지는 근육질이구요.


아직 성장중이니 거묘를 원하신다면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너는 그렇게 내게 와서 9년 남짓 머물다 떠났어 

처음 내게 와서 잔뜩 겁을 먹은 채로 하악거리면서도 만져주면 금방 골골대서 

처음엔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넌 낯을 많이 가리던 고양이었지 

한 번 무섭다고 느낀 사람은 평생을 피해다닐 정도로 말이야 

그래서 더더욱 소중하게 대했어 

너는 내 소중한 보물,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존재라고 매일을 사랑한다는 말을 들려주며 

네 나이가 들어갈수록 오래오래 곁에 머물러 주길 바라며 


나는 사실 아직 잘 모르겠어 매일매일 눈을 뜨고 감을 때쯤 네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이 많이 나 

잊는 것이 편할까 아니면 잊는 것이 더 슬플까 이토록 긴 시간이 지나도 잘 모르겠어




무슨 말로도 무엇으로도 너를 대신할 수 없을 거란 것만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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