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은 너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이야기 2.
일렁이는 호수처럼 흔들려도 괜찮아.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 하나를 던지면 여기서부터 저기서까지 일렁이는 것처럼. 잔잔하던 마음이 어디서 날아왔는지도 모르는 돌에 맞아 크게 일렁이기 시작할 때가 있다.
한 번 일렁이기 시작한 물결은 쉬이 잠들지 않는다. 바람이 불었던가? 언제부터 불고 있었는지 모를 바람이 갑작스레 신경쓰인다. 잔잔하게 이는 바람에 물결은 계속 요동친다.
일렁이는 불꽃처럼 흔들려도 괜찮아.
마음에는 심지가 있는 것 같다. 불이 붙은 심지. '마음이 흔들린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그래서인지 모른다. 마음 속에 있는 심지가 흔들려서 불이 꺼질 것처럼 일렁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 불꽃은 그렇게 쉽게 꺼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다. 죽었다 생각했던 불꽃자리도 조금만 뒤적이면 빨간 불씨가 금새 살아나는 것처럼.
'심지가 굳다'는 것은 밖으로 보이는 심지보다는 그 속의 뿌리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겉으로보면 전혀 짐작할 수 없다. 우리는. 나무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얕은지, 가느다란지, 굵은지. 오직 땅에 자리잡고 서있는 그 나무만이 알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많이 주어지면, 내 속과 밖에서 부는 바람에 꼿꼿이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버들가지처럼 유연하게 구부러지면서 단단히 뿌리를 박고 있는 연습을 해보고 싶다. 사실 지금 당장 해도 되는 것인데, 용기가 나지 않아 언젠가로, 시간이 많이 주어질지 모르는 때로 계속 미루고 있다.
있지, 네 안과 밖에서 부는 바람에 흔들려도 괜찮아.
이건 사실 나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내 안과 밖에서 부는 바람에 흔들려도 괜찮아.
흔들린 이를 뽑으면 새 이가 자라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