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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우 Jul 13. 2018

늘지않는

실력

드럼, 어쿠스틱 기타, 영어

위 세가지에 늘 관심이 있다.
잘하고 싶고 잘해서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기도 하다.
물론 그 분야에 문외한도 아니다.
어느 정도하는 편이다.
초보자가 보기에는 좀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눈가림이다.

얼마나 지속했는지를 알려줘야겠다.

30년 넘게 영어를 하고 있다.
20년 넘게 기타를 치고 있다.
9년째 드럼을 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력은 늘지 않는다.

영어를 접한지가 30년이 되었고, 지금도 영어책 사모으는 취미가 있을 정도며, 유투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늘 가까이에서 접하고 있다.
기타를 청년 시절에 교회 선배들에게 배웠다. 기본 코드로 시작해 하이코드까지 배웠으나 내가 연주할 수 있는 곡은 많지가 않다. 20년째 그 자리다.
드럼을 시작한지도 9년째다. 의욕적인 스타트로 드럼 연습 패드도 구입하고 꽤 집중해서 시간 투자를 했었다. 반주할 정도된 순간 더 이상 실력은 늘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반대되는 것도 있다.

수영을 15년째 하고 있다.
새벽예배를 15년째 하고 있다.
독서를 6년째 집중해서 하고 있다.
책을 3년째 쓰고 있다.

이 네가지는 실력이 늘고 있다.
새벽예배를 실력이 늘었다고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나가는 횟수가 예전보다 늘어나는 것의 표현이다.

수영을 하면서 어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
수영은 앞에 선 사람이 제일 실력이 좋다.
그 분의 자세를 유심히 보거나 강사에게 물어보고 저세를 수정한다. 유투브 동영상으로 선수들의 모습도 가끔 본다. 수영 강습 이후 남아서 더 연습도 한다. 그래서인지 조금씩 수영 뒷줄에서 앞자리로 조금씩 옮겨지고 있다.

독서도 그렇다. 속도가 빨라졌다.
읽고 나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서인지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도 한다.

책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책을 쓰기 위해 생각하고 메모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거리가 만들어졌고, 그 이야기들을 잘 엮어보니 어느새 책이 많들어졌다.
부끄럽지만 그 새 두 권의 책도 출간하게 되었다.

이렇게 실력이 느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궁금해졌다.
어떤 일은 실력이 늘고 어떤일은 실력이 정체되는지......
오래도록 하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 어떤 문제가 있어 그런걸까?

쉽게 생각한 결론인지 모르겠다.

꾸준히 하고 있다고 다 실력이 느는 게 아니다.
나이가 많다고 다 인생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다.
오래했다고 다 전문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노력과 관심, 그리고 그것을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오래도록 하는 성실함을 폄하하고 싶지 않다.
그 성실이라는 원재료 위에 자세라는 양념을 첨가한다면 훌륭한 음식이 만들어질 것이다.

배우려는 자세와 다른 이들을 세워줄 수 있는 겸손함까지 겸비한다면 베스트다.
실력이 늘지 않아 한탄하던 내 모습을 반추해보며 이야기하다보니 나의 자세 부족이었음을 깨달았다.
감사하다.

나와 같은 고민으로 삶의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께 나름의 소소한 깨달음을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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