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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에 로맨스가 웬 말이냐

예외는 늘 있다지만 그 예외가 나일 수는

by 안녕

"이 캐릭터 구성이 성장 서사 중심으로 잘 맞을까, 아니면 좀 더 로맨스 요소가 섞인 게 좋을까?"

"성장 서사 중심이 좋아."


웹소설 작법 혹은 웹소설 시장을 다루는 책만 적어도 열 권은 읽은 듯하다.

거의 대다수의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하기를, 남성향 웹소설에 로맨스는 포함하면 절대 안 된다고.

왜?!?




Gemini_Generated_Image_qplgk9qplgk9qplg (1).png 스타폴 오디세이라, 제미나이는 언제는 어디에서 가져오는 자료는 없고 본인이 직접 가공한다고 해놓고 잘도 가져온다. 이미지가 적당히 멋있으니 넘어가 보도록 하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나무 취향을 고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성향 웹소설을 읽는 사람은 회귀, 빙의, 환생에 기반한 주인공이 성장(레벨업)하는 과정만 궁금하고

여성향 웹소설을 읽는 사람은 완벽한 남주(남자 주인공)와 행복한 결말을 맺는 과정이 궁금하다고 한다.


대다수의 남성이 남성향을, 대다수의 여성이 여성향을 읽는다고 하는데

나는 남성향을 더 자주 읽고, 심지어는 남성향 판타지 웹소설을 써보려고 한다.


내가 남성향 웹소설 독자들이 주로 가지는 감정선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조금 무섭다.


챗GPT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도중에 문득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로맨스 요소가 섞인 서사를, 남성향 판타지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걸까?


그래서 또 물어봤다.

남성향 판타지 웹소설에서 로맨스 요소를 가미해 성공한 사례가 있느냐고.

아니 그랬더니 <나 혼자만 레벨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어???)!




ChatGPT Image 2025년 9월 13일 오후 10_35_36.png 나는 로맨스를 즐겨 보지는 않지만, 이런 표지라면 한 번쯤 몇 문장인가는 읽어 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챗GPT가 여성향 이미지를 잘 뽑아 주는 듯하다. 지난번에도 그랬듯.

아직 <나 혼자만 레벨업>을 읽지 않은 사람으로서 많은 혼란이 왔다.

로맨스 웹소설을 쓰는 정무늬 작가는 본인 유튜브 채널에서 이 소설에 로맨스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한데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두 주인공이 결국은 이루어진다는 것이 아닌가.


여러 검색 정보를 요약 추론하자면, 기본 줄기가 되는 스토리에는 '로맨스'라는 터치가 살짝 있는 정도이고

외전에서는 둘이 잘 이루어져 행복하게 살게 되는 듯하다.


챗GPT는 <달빛조각사>나 <템빨> 등도 남성향 웹소설에 로맨스를 가미해 성공한 사례로 들어주었다.

혼란하다. <전지적 독자 시점> 초반부에서도 제발 로맨스는 넣지 말아 달라는 댓글 당부가 그득한데....




처음 시도하는 웹소설에서 기성 작가들이 회피하는 스킬을 쓰고 싶어 한다는 건 너무 큰 욕망이지 않을까?

게다가 처음부터 그러하였듯, 나는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지도, 또 잘 쓸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또 꺼내와서 좀 지루할까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꺼내 보자면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버무려 조금씩 향만 입히는 방식으로 기술한다.


작가는 절대 꺼내지 않았지만 '브로맨스'를 연상할 수 있는 '단서'를 던져 주는가 하면

메인 주인공은 아니지만 서브 주인공에게는 가족이 있다는 구성까지.

게다가 첫 화부터 인기 많은, 예쁜 직장 동료를 왜 끌어들인 건데?!?




그럼 우선은 애매하고 어설프게 향만 입혀 보고, 독자 반응을 보는 식으로 끌고 가야 하는 것일까?

이런 걸 두고 긍정적 화법으로는 '눈치 작전'이라고 하고, 부정적 화법으로는 '기회주의'라고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

안녕, 내일도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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