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까지만 슬쩍 들어볼까
"내 문장이 아니라는 느낌…. 슬픈가 멋진가. 창작과 자존감 사이 갈등"
브런치에 이런 고민을 써 보라는 거야?
참 나, 너 좀 스스로를 과신하는 편이다?
챗GPT한테 'AI를 활용해서 웹소설을 쓰는 작가 지망생의 일기'를 쓰려고 하니,
개요를 좀 짜 달라고 했다.
내친김에 프롤로그도 써 달라고 했다.
매일 머릿속을 맴도는 장면들은 있는데, 막상 글로 옮기려 하면 손이 멈춰버린다. 그때 우연히 만난 도구가 있었다. ‘AI와 함께라면, 나도 소설을 완성할 수 있을까?’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마음으로, 나는 새로운 일기를 시작하려 한다. 이것은 작가 지망생과 인공지능이 함께 써 내려가는 작은 실험의 기록이다.
프롤로그 내용 키워드가 '왜 이야기를 쓰게 됐는지'였는데, 그 부분이 너무 함축적이다.
그 외에는 어디 한 군데 오탈자도 없고 250자 안팎의 요구도 맞추었다.
'작은 실험의 기록'이라는 뭔가 그럴듯한 표현도 해냈다.
문법과 문장 흐름에 전혀 이상이 없는 동시에 밋밋하다.
좋아. 조금 더 같이 서로를 길들여 보기로 하고, 빈 부분은 내가 채운다.
("괜찮은데?"는 아직 내가 한 말이 아니다, 건방진 챗지야)
제미나이한테도 부탁해 본다.
훨씬 더 촘촘하고 빈틈이 적다.
1화: 첫 만남, 너의 이름은?: AI 글쓰기 툴을 처음 접하며 느낀 감정과 기대감을 솔직하게 기록합니다. 어떤 장르의 웹소설을 쓸지, AI에게 어떤 도움을 받을지 고민하는 과정을 담습니다.
2화: 장르를 정하는 100가지 방법 (feat. AI): AI에게 다양한 장르의 아이디어를 얻고, 프롬프트를 다듬는 과정을 소개합니다. 장르를 선택하는 기준과 이유, 그리고 AI가 제안한 흥미로운 콘셉트들을 공유합니다.
3화: 캐릭터, 이제는 AI에게 맡겨볼까?: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성격, 배경, 특징을 AI와 함께 구상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AI가 제안한 독특한 캐릭터 설정이나 관계성을 소개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기록합니다.
4화: 갈등의 씨앗을 뿌리는 AI의 놀라운 능력: 스토리의 핵심인 갈등과 사건을 AI와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담습니다. 예상치 못한 AI의 아이디어로 스토리가 확장되는 경험을 공유합니다.
5화: 내 글의 문체, AI가 바꿔줄 수 있을까?: AI를 활용해 문체를 교정하거나, 더 풍부한 표현을 찾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AI가 제안하는 문장들을 보며 작가로서 느끼는 감정(감탄, 위기감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6화: 수정의 시간, 인간의 손길이 닿을 때: AI가 쓴 초안을 바탕으로 글을 다듬고, 작가의 개성을 더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AI의 한계와 사람이 꼭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하며, 작가의 역할을 재조명합니다.
7화: 작품 완결, 그리고 새로운 시작: 웹소설을 완성하고 연재를 시작하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AI와의 협업을 통해 얻은 교훈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마무리합니다.
제미나이는 '결국 이야기는 인간의 몫'이라고 한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한다는 뜻인지, 아님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일을 맡긴 인간에게 있다는 뜻인지,
혹은 그 둘 다를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어쩐지 제미나이 쪽이 이번에는 더 나아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 작성된 AI 작법 활용법에 대한 모든 글들이 이렇게 쓰였다는 것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결국은 과거의 답습.)
인간은 어쩌면 아직 인간을 더 미화해 과신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는 AI한테 일을 떠넘기고 펑펑 놀겠다는 계획을 상당 부분 수정하기로 한다.
(AI는 계속해서 더 나아질 것이다. 나아져야 한다. 내 일 좀 가져가 줘.)
결국 나는 내가 직접 구상한 얼개로 글을 써보려 한다.
당장 하루에 하나씩 써 나가야 하기에 소재가 막히면 그 즉시 순서를 바꾸거나 아이디어를 바꿔 나가야 하므로 그 얼개도 점차 변화할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직접 쓴 개요표로 거슬러 올라가며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기억할 수 있을 테다.
AI와 비교당하고 싶지 않은 미미한 인간은 그저 글을 모두 완성한 이후에나 구성을 삽입하기로 예정한다.
내일은 그럼 AI를 활용한 글쓰기가 정말 가능할지에 대해 조금 고민해 보면 좋겠다 싶다.
나 말고는 AI가 짜 준 개요를 백분 활용해 멋진 글을 쓰고 있는 작가분들이 많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손 드셨던 분, 부럽습니다.)
그럼 또 다가올 날과 나를 위해, 고군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