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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95% 쓴 소설, 누가 저자일까

나중에는 AI 문학상도 나올 것 같아

by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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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있는 AI 이미지화. 왼쪽은 챗GPT 작품, 오른쪽은 제미나이 작품.



"아무리 학습 능력이 뛰어나도 AI는 자신의 약점을 직시할 힘이 없다.

언어를 무상으로 훔치는 것에 익숙해져 그 무지를 의심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위 인용문은 일본 소설 <도쿄도 동정탑>에서 따왔다.

2024년 일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작가는 구단 리에는 이 책에 챗GPT가 쓴 문장을 그대로 삽입했다.


AI가 쓴 비중을 언론은 5%라고 하고, 공식 책 소개 홍보 자료는 2%라고 한다.

뭐가 맞는 거야(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문단이 발칵 뒤집혔다는데(이건 그냥 문단 권위자 몇 명이서 큰일이라고 얘기한 것 아닐까)....

또 그 문단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일본 잡지 '광고'에서 이번엔 AI가 95%를 쓰고, 5%만 작가가 쓴 소설을 의뢰한 것.

이 소설도 이미 발표됐다. 제목은 <그림자 비>(아직 못 읽어 봄).


재미있는 점은(대체로 이렇게 서두를 쓴 경우, 쓴 사람에게만 재밌다는 게 업계 정설이지만),

작가가 소설을 쓰기 위해 AI와 대화한 기록이 소설 분량의 5배를 넘는다는 것이다.


작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글이 진행되도록 유도하기보다, 직접 쓰는 게 나았을 것만 같다.

그가 '답정너' 스타일이었기 때문이겠지.


한데 글을 쓰는 목적과 의도가 없다면, 그걸 과연 작가라고 할 만한가 말이다.

그러니 95%를 AI가 썼어도 그 글은 작가 거다.




"혹시 게임처럼 레벨업을 하고 상태창이 뜨는 식으로 한 화 정도 구성해 줄 수 있어?


이번에 쓰려고 마음먹은 웹소설 글감을 주면서 AI한테 개요를 맡겨 봤다.

역시나. 내 '의도'와는 멀다.

그래도 참고할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조금 얻는다.

AI는 내게 그런 존재.


내친김에 상태창도 하나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신규 스킬 개방 가능]

- '시선 은닉' : 일정 시간, 타인의 시선 추적 시스템에서 벗어납니다.

- '시선 반사' : 자신에게 향한 시선을 되돌려 보낸다. (효율: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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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을 바라보고 있는 남성향 웹소설 이미지 삽화를 부탁했다. 왼쪽은 챗GPT, 오른쪽은 제미나이가 그렸다. 왼쪽 인물이 더 멋진데 상태창을 보니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난다.


호오, 적절히 이대로 쓸 수는 없겠지만 적당하게 버무리면 겉절이로 쓸 수 있겠다.

AI는 온갖 질문을 늘어놓아도 부름에 빠르게 답하는 가까운 내 글벗이 됐다.




이제 진짜 웹소설을 쓰기 시작해야지.

다들 하루에 2~3회씩 써내려 간다는데 이게 정말 가능할까?


해봐야 알겠지.

남은 미션은 내일 내가 알아서 하겠지.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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