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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언니 Jun 02. 2023

외로움 수업 / 김민식

온전한 나와 마주하는 시간

김민식 작가님처럼 인생을 온몸과 마음으로 즐기고 활용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전 책에서 영어, 여행, 글쓰기... 누구나 좋은 거 다 알고, 하면 좋지만 습관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들을 삶 안에 들이는 방법을 알려준 그가 이번엔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2020년 이후 작가는, 책의 부제처럼 '온전한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은 그가 조용히 자신과 마주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기록한 결과다. 궁금했지만 묻기 어려운 시간들을 이제라도 함께 거닐 수 있었다.

출간되자마자 후다닥 읽었었는데 최근 번 아웃임을 알아채고 다시 손이 갔다. 처음 읽을 때보다 더욱 천천히 곱씹어가며 읽었고, 많은 장이 새롭게 와닿았다. '무기력'에 대해 있는 그대로 수용해 주자는 대목이나 '좌절'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가슴이 몽글몽글 풀어진다.


2012년 세상에 나온 그의 첫 책 <낭만덕후 김민식 PD의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 재기 발랄한 아이 같았다면, 외로운 수업은 그야말로 진득하게 10살 더 먹은 형님 책이다. 2-30대에게 이 책이 어떻게 읽힐지는 가늠이 안 되지만 4-50대 독자들에겐 문장 하나하나가 손을 건넬 것이다. 내가 읽으며 여러 번 연결의 순간을 경험했던 것처럼.


김민식 작가는 글에서 자신은 느슨하게 힘을 빼지만, 독자들이 읽고 돌아서면 묘하게 기운 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런 특유의 매력이 더할 나위 없이 잘 발휘된 책이다. 행복을 위해 강도보다 빈도에 집중하고, 타인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참, 독서광인 그의 모든 책이 그러했듯 이 책도 읽고 나면 뒤이어 읽을 책 제목들이 한 보따리 따라온다. 그 리스트가 드문드문 지워질 즈음 또 어떤 이야기를 내놓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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