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의료봉사 활동가들의 푸른마을주택협동조합
지난 2017년 5월 27일, 푸른마을주택협동조합의 '하늘평화센터' 준공축하자리가 있었다.
공동체주택을 고민하며 신문기사를 찾아보고 박람회와 설명회에 참석했다. 그래도 실감이 나지 않아 서대문구에 위치한 공동체주택을 방문했다. 당시엔 개인적으로 찾아갔기 때문에 외관과 1층 상업공간(이탈리안 레스토랑)만 볼 수 있었다. 집안 곳곳을 직접 보고 조합분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는 처음이었다.
위치는 강북구 인수봉로. 이름이 말하듯 인수봉 자락이다.
옥상부터 둘러보았는데, 북한산과 도봉산이 왼편으로 병풍처럼 펼쳐진다. 강북구 도심과 그 너머 수락산과 불암산까지. 내려가기 싫을 정도로 멋진 풍경이다.
옥상은 공용공간이었고 계단 형식의 의자는 여럿이 모이기 좋아보였다. 이미 누군가 썬베드까지 갖다놓았다. 한 켠엔 화단을 마련해 작물과 꽃을 기르고 있었다.
입지는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과 그닥 가깝지 않았다. 저렴한 토지를 사기 위해 그런 건가 싶었는데 조합이 생긴 과정을 들어보니 이해가 된다.
이 주택협동조합은 의료봉사단체 구성원 9가구가 모여 만들었다. 강북구의 노인이나 저소득층 분들에게 의료봉사를 해오다가 아예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더 가까이에서 활동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해 공동체 주택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합원은 3-40대 활동가나 의사분들이 주를 이루는 것 같았다. 각자의 주거공간과 공동육아 공간과 사무공간이 한 건물 안에 배치되어 있다.
실평수는 10평 후반대에서 30평이고 구조는 아홉집이 모두 다르다. 가구마다 가족 구성원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설계하기 때문이다. 물론 표준화하는 게 비용도 절감되고 설계하는 건축가, 시공사 모두 편하다. 그래서 앞으로는 몇 개 기본 유닛을 제시하고 거기서 조금씩 바꾸는 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내가 입주할 10차 프로젝트까지는 개별설계로 진행하고 있다.)
하늘평화센터에는 아이 있는 집이 많다. 다들 장난감 수납이나 세탁실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집이 크지 않아도 구석구석 수납공간을 잘 배치해서 쾌적했다. 부부가 각자의 서재공간을 마련하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창과 문을 설계한 가구도 있었다.
공동체주택 안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어떤 공동체주택은 협동조합이 공동으로 소유한다. 점유를 공동으로 하는 공유주택도 있다. 협동조합형 타운하우스도 속속 지어지고 있다.
우리 조합의 경우, 소유는 가구별로 개인이 하기로 했다. 공용공간은 주차장과 조경시설, 쓰레기 처리공간 같은 기본적인 공용공간 외에 작은 도서관과 체육시설을 추가로 짓는다. 아이들이 모여서 놀고, 어른들도 운동을 하거나 손님을 편하게 초대할 수 있도록. 이 모든 것을 조합원이 의논하고 결정한다.
하늘평화센터는 사무실과 공용공간을 1층과 2층에 배치했다.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는 공동육아방(오른쪽 위)이 사무실과 1분 거리다. 집-놀이방-업무공간의 동선이 매우 짧다. 의료봉사나 조합원들이 모일 때를 대비해 영상-음향 시설을 갖춘 모임실(왼쪽 위)도 만들었다. 그 뒤편으로는 공용부엌(아래) 과 빈 방도 있다.
공동체주택을 짓고 입주하는 목적은 제각각이다. 집을 합리적인 가격에 지어서 걱정없이 오래 살고 싶어서. 지인들과 가까이 살고 싶어서. 공동체에 속해 안전하게 살고 싶어서. 기형적인 한국주택시장 구조를 바로잡고 싶어서.
목적이 무엇이든 거기엔 사람이 있다. 각자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그걸 실현하는 수단과 방법을 민주적으로 찾아나간다. 그 과정을 이미 지나온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구현해 놓은 공간을 보니 참 부럽다. 더불어 '실현가능한 대안'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뻐근했다. 내년 이맘 쯤 꽃보라마을(고양 공유주택 이름)도 이렇게 손님들을 맞이해 다사다난한 과정을 웃으며 나눌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