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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로만쌤 Feb 06. 2017

소프트웨어 교육 동반자에게

배푸를 찾습니다.

그렇게 즐겁지 않은 명절, 어제저녁에는 한 달에 한 번 재능기부를 하는 필리핀 이주 근로자 교회에서 저녁을 보냈습니다. 아침 고요 수목원의 오색별빛정원 전에 가서 멤버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뛰어나지 않지만 알고 있는 촬영기법을 총동원하여 촬영하고 돌아오며 핸드폰으로 뽀샵을 몽땅하고 구글 포토로 공유를 하였습니다. 사진을 공유받고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에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비록 보잘것없어도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하고 난 후에 돌아오면서 배로만 선생님은 행복감에 만끽합니다. 내가 준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받은 것에 대해서 행복합니다. 우선 그들의 감사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다년간 이런 일을 하며 내게는 많은 능력이 쌓았습니다. 보다 많이 배려하고 소통하려는 능력이 그 하나입니다. 그리고 인내심을 보다 더 키우게 되었습니다

또한 봉사라는 것은 그들을 위한 봉사라기보다 내가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지금 시작하는 소프트웨어 교수자로서의 준비를 위한 초석이 되었기도 합니다.

지난 몇 주 동안 춘천 서상초등학교와 우석 초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방학캠프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수업을 하며 우석초 정보부장 선생님인 구선생님이 아이들 지도에 대해 코칭을 해주었습니다.  초등학생에게 설명을 할 줄 안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설명을 잘 할 것이라 말합니다. 또한 지난 경험을 통해 그 말이 맞는다는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업으로 강사의 삶을 살려고 하는데 나에게는 말로써 설명을 잘하는 능력이 지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지난 외국인 봉사활동과 주일학교 교사 활동을 통해 갖게 된 중요한 능력은 인내심입니다. 아직 완벽하게 인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예전에 비해 많이 키워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지금 하는 일이 나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대충 하는 것이 아닌 정말 교육 이념에 맞게 바른 교육을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초등학생들을 인도하며 학생들은 좋은 선생이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개념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구선생님도 말했듯이… 단, 그 개념은 학생들이 개념을 받기 위해서 거의 백지장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천천히 자세하게 설명을 하는 시간을 처음에 많이 할애해야 한다고 합니다. 

배로만쌤이 소프트웨어 선생으로서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그 자세하게 설명하는 수준을 초등학생들에게 맞추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리고 초등학생들의 수준에 맞출 수 있다면 그들의 눈높이를 알기 위해 피드백을 계속 받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수준은 다양하여 어떤 아이는 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지만 어떤 아이는 그 깨달음 수준이 굉장히 더딘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도 아직은 기다리며 생각할 수 있게 시간을 갖게 하는 배려의 기술을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잘 사용하면 가르치는 코칭이 정말 효과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하면 내 템포로 가게 되고 학생들의 템포를 맞추는 것을 잊게 됩니다. 그래서 학생들과 템포를 맞추려면 항상 학생들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지금까지 가르치는 코치로서의 삶을 입문하며 앞으로 계속 유념해야 하는 바를 정리합니다.
중요한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르침은 가르치는 양보다 내가 깨우치며 은사를 쌓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가르치기 위해 준비하며, 또 가르치고 나서 되돌아보며 깨우치는 일들을 통해 배워야 하고 그 배움을 통해 더 잘 가르치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인내심은 기본입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갖은것을 나눠주는 것이기에 존경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인내심이 없이 가르친다는 것은 좋은 것을 나누며 횡포를 자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유는 가르침을 나누는 것은 그들이 깨닫기를 기다려주는 인내인데 그것을 기다려주지 않게 되면 주던 것을 빼앗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가르치는 것은 단계가 있는데 처음 단계에서는 새로운 내용이거나 습관화되지 않은 내용이기에 천천히 생각하고 습관화할 수 있게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셋째, 나의 노력만으로는 절대 바른 코칭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배려와 협력을 통해 체계적인 계획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융합의 시대인데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알고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교사들의 능력만으로는 그 한계가 명확하기에 다양한 전문가 집단과 참여자의 의견을 수집하며 협력해야 합니다.

넷째, 수업 내용을 전달할 때는 제일 이해가 늦은 학생을 기준으로 수업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학생 중에 일부는 남다르게 빨리 깨우치는데 현재 교육의 문제는 그런 상위 1%만을 위한 수업을 합니다. 그 이유는 그 학생들을 가르치기 쉽기 때문에 선생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빨리 수업에 적용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강의를 하거나 실습을 할 때 학생들의 반응을 보고 전달하고자 하는 말과 시간, 교구 등을 조절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 되는 것이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나를 위한 수업이지 그들을 위한 수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내 수업에 참여하는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르침의 주어는 학생입니다.
예전에는 동시에 가르쳐야 할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선생님 위주의 수업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IT 기술이 발달했고 한 번에 가르쳐야 할 학생들도 적어졌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을 배려해야 바른 수업인 것입니다. 그 배려란 학생들이 깨닫도록 인도하는 것이지 그들에게 생선을 잡아서 먹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생선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익히도록 준비시켜주는 훈련입니다.

비록 내가 강의를 한 경험은 다른 분들보다 미천합니다. 하지만 배로만쌤의 능력 중에 하나는 조직화 능력이 있는 듯합니다. 경험을 하고 느끼고 이를 정리하여 매뉴얼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 이를 삶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적용법을 규칙화하는 것이 그러한 능력인 듯합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배로만쌤은 동반자를 찾습니다. 그 동반자는 소프트웨어 교육만이 아니라 함께 가르침의 철학을 공유하며 협력할 수 있는 분들을 말합니다. 만나서 공동체를 만들자는 의미라기보다는 바른 교육을 실천하거나 아니면 그러한 일들을 실천하는 분들을 격려하고 돕는 동반자들을 말합니다. 더불어 그들이 좀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서로에게 협력을 청할 때 주저하지 않고 도울 수 있게 된다면 지상낙원이 멀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배움이 즐거워야 하는데 배움이란 남의 나라 일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학업 지옥에서 시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른으로서 좀 더 깨어 힘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한 해를 시작합니다.

혹시나 이 글을 통해 가르치려 한다는 오해보다는 경험을 공유하여 이를 통해 철학을 체계화하고 실천하며 배우자는 의미에서 적었습니다. 가르치려 든다면 배우지 못하지만 정보와 경험의 공유를 통해 코칭의 자세를 취하게 된다면 누구든 익히고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새해에는 건강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건강함도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배로만쌤
2017.1.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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