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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로만쌤 Nov 18. 2016

동생 아들, 조카 양육법

혼자 있는 시간이 천재를 만든다.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청춘인 제 몸은 불같이 화끈거려 창문을 열어놓고 일을 합니다.

이럴 때 감기 조심하세요.

본격적으로 초중등을 위한 소프트웨어 수업을 입성하며 여동생의 조카 양육법을 공유하려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춘천에서 잠깐 살고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강원도 내 여러 곳을 이사하며 살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에서 이사하여 대학까지 졸업하고 직장까지 서울에서 지내다가 몇 해 전 창업을 위해 춘천으로 내려왔습니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저에게 어렸을 때 로봇 태권브이의 꿈을 함께 했던 장소인데 이제는 아이들에게 그 로봇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되니 영광스럽기도 합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조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조카는 지금 서울 소재 모국제 중학교 3학년입니다. 내년에는 고등학교를 진학해야 합니다.

얼마 전 동생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조카가 3학년 1학기 때 영어를 B 받은 게 있어서 전국구 특목고를 지원하면 면접은 문제없는데 서류에서 탈락한다고 SKY 대학을 가야 한다는 둥 아쉬움을 많이 토로하더군요.

사실 조카는 모국제 중학교에서도 선생님이 무서워할 정도의 덕후입니다.

역사 덕후죠. 조카가 덕후인 게 몇 개 되는데 아주 어렸을 땐 공룡 덕후였고 초등학교까지였습니다. 

그리고 잠깐 로봇 피겨 조립 덕후였는데 최고급을 조립한 후에는 내려놓더둔요. 얼마 걸리지 않았어요.

다음으로는 역사물 컴퓨터 게임을 즐기며 역사를 섭렵하였는데 한국사는 물론, 일본과 중국 역사를 아우르는 동양사와 나중에는 서양사까지 마스터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게임을 즐기다가 탱크에 몰입을 하는 듯한데 조카 만난 지가 오래돼서 요즘엔 뭐에 꽂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학교에서 프로젝트를 많이 내주어 밤새면서 발표자료를 만든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충 아시겠죠, 선생님들이 왜 무서워하는지?

그렇지만 조카는 일반적인 덕후와 달리 일정한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마스터에 다다르면 다른 관심사로 이동합니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많은 자기계발을 하게 되죠. 

예를 들어 독서능력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저와 같이 웹페이지 검색하여 자료를 같이 읽는데 저는 한 두세 줄 읽었는데 조카는 다 읽었다는군요. 스마트폰 화면에서…

물론 제 독해능력이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

어쨌든 조카는 어렸을 때부터 동생 부부가 번갈아가며 규칙적으로 주말에는 도서관과 박물관을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동생은 전업 화가여서 작업실에 있기 때문에 조카는 집에 오면 항상 혼자였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규칙을 만들어서 조카를 양육했기 때문에 조카는 천재성을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절대 조카는 타고난 천재가 아닙니다. 키워진 천재입니다. 동생 부부는 몇 가지 양육의 규칙을 갖고 키웠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죠. 이유는 동생 부부 모두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외교사였기 때문에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규칙 중 제가 아는 몇 가지를 공유하겠습니다.


첫째,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고 격려하지만 절대 사달라고 하는 것을 모두 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을 사줘야 할 실력이 될 때는 돈이 얼마가 들던 해준다. 단,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이전에 학교 숙제와 같이 꼭 해야 하는 것은 하고 할 수 있게 한다.


둘째,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갖게 한다. 그리고 TV는 거실에서 없애고 클래식을 항상 틀어 놓았습니다. 단, 아이에게 무엇인가 해야 할 과제를 주고 그것을 한 다음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한다. 조카는 동생이 화가이기 때문에 당연히 엄마따라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릴 때 공룡에 올인할 때는 항상 공룡을 그렸다. 그렇지만 동생은 그림 그리는 방법을 절대 가르치지 않는다. 그림은 자기의 생각을 그리는 훈련이기 때문에 방법을 알고 그리면 정형화된 그림 밖만 그리게 되어 창의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는 지론에서 그렇게 한다.


셋째, 자기가 할 일을 절대 엄마가 도와주지 않는다. 얼마 전 가족 식사를 했던 적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조카가 학교에서 동아리 모임이 언제냐고 동생에게 물었다. 그리고 조카는 개박살이 났다. 왜 니일을 엄마에게 묻냐고. 옆에서 보는 가족들이 민망해서 그렇게 다구 치냐고 했더니 동생은 다른 엄마들이 챙겨주는 걸 봐서 그게 당연하다고 아는 것 같아서 혼낸 거라고 했다.


넷째, 절대 감정을 존중해 준다. 어머니 생신 때 식사를 마치고 북한산에서 산책을 했다. 그런데 조카가 앞에 걷고 있고 있는데 동생에게 “찬별이는 천재야, 그렇지!!”라고 했는데 동생이 저를 보며 손짓으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다. 찬별이 친구 엄마들이 하도 그런 말을 해서 조카가 예민해 있어서 그런 말을 정말 싫어한다고 했다. 


다섯째, 아이에게 욱하지 않는다. 네 번째 규칙과 연관이 많은데 감정에 치우쳐 아이를 훈육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화를 낼 때는 왜 화를 내는지를 명확히 아이가 숙지해야 화를 내는 것이 아이에게 먹힌다.


여섯 번째, 위 양육태도를 어렸을 때부터 일관된 규칙으로 생활화하여야 한다. 일시적으로 위의 가정환경을 갖은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절대 생활패턴이 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특히 TV는 거실에서 아예 없다. 그래서 TV를 봐야 할 때은 노트북이나 PC로 시청한다. 


또한, 어렸을 때 조카가 엄청 울었는데 동생은 절대 조카가 우는 것을 달래지 않고 계속 울라고 놔두었다. 지치면 그만 울 거라고… 하지만 남들이 있을 때가 아니라 동생과 있을 때만… 할머니가 주로 키웠는데 어머니도 우는 것을 달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마지막으로 꼽자면, 부모의 양육 소신을 지킨다. 초등학교 때 아이들 모임에 엄마 함께 모일 때 동생을 꼭 불렀다. 동생은 엄마들 모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엄마들이 찬별이를 어떻게 키웠는지 물어보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그런 얘기를 자꾸 공유하면 엄마들의 잘못된 얘기를 따르기 쉽다며 자신의 소신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요약해 보면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참, 모든 엄마가 명심해야 할 것은 

"아이가 행복해야 엄마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합니다.” 

옛날처럼 아이만 행복하면 엄마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논리는 절대 오산입니다. 엄마가 먼저 행복해지려면 엄마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아이를 돌볼 때 아이도 행복해집니다.


필자는 골드 총각이어서 양육의 경험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10년 넘게 주일학교 교사를 했습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필자는 주일학교 교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했기에 동생의 양육법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결혼하게 되면 아이를 누구보다 잘 키울 수 있겠지만 좋아하는 이성을 설득하는 능력이 부족한 필자는 아이들과 노는 듯 가르쳐주는 것에 당분간은 만족하려 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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