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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리영 Oct 18. 2017

글쓰기 모임의 룰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비판과 비난은 우리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데 얼마나 기여할까?
















2014년에 글쓰기 모임을 만들어 진행한 적이 있다. 

매주 한번씩 만나 글을 썼는데, 모임의 이름은 #무아지경글쓰기 였다. 

이 모임의 한가지 룰은 '서로의 글을 비평, 비난하지않기'와 '작은 시도라도 엄청난 칭찬을 해주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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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룰은, 류시화 시인의 글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지금 다시 읽어도 좋은 글이라 공유한다.











미국의 한 대학에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가진 젊은이들이 있었다. 

모두 시인, 소설가가 될 꿈을 가지고 있었으며 문장력과 표현력이 뛰어났다. 

장래가 촉망한 이 학생들은 '문학 비평 클럽'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서로의 작품을 읽고 비평했다. 

모임의 이름답게 한 치 양보도 없이 서로의 작품에 대해 낱낱이 해부하고 비판했다.

 아무리 사소한 문학적 표현도 100조각으로 분해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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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평을 통해 상대방의 문학적 재능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모임은 문학 비평 경연장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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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학에는 또다른 성격의 문학 클럽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모임을 '문학 토론 클럽' 이라고 이름붙였다.

 역시 서로의 작품을 읽었지만 한 가지 두드러진 차이가 있었다. 

이들의 비평은 조금 더 부드럽고, 조금 더 긍정적이며, 서로를 격려하는 차원이었다.

 사실 비평이나 비판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무리 사소한 문학적 시도도 높이 평가받고 격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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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흐른 뒤, 그 대학 교무과에서 학생들의 경력에 대해 조사하던 중 '문학 비평 클럽'과 '문학 토론 클럽' 회원들의 문학적 성취에 두드러진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비평 클럽에 속했던 그 많은 문학 천재들 중 단 한 명도 이렇다 할 문학적 활동을 하지 못했다.

반면에 토론 클럽에 속했던 문학도들 중에서는 여섯 명의 뛰어난 작가가 탄생해 독자 모두가 인정하는 높은 문학적 성취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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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과 비난은 인간과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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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 모임을 떠올릴 때 얼굴에 웃음지어지는 걸 보면, 참 즐거운 시간이었나 보다. 비판과 비평의 얼굴을 한 외부의 검열관이 없으니, 늘 빡빡하게 굴던 내 안의 검열관도 희미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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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순간, 참, 자유로웠고, 자연스레 글에도 나 자체가 담겼다. 나만의 날 것의 표현들이 글에 들어있었고, 같은 주제로도 서로 다른 톤의 글을 보며 각자의 개성을 확인하는 것도 재미났다.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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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과 비난은 인간과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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