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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리영 Jan 24. 2019

자존감이요? 굳이 알 필요 없어요.

나를 판단하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해




스스로의 모순된 면을 알아채면 나만의 답으로 생각이 맺어질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불분명할수록 선택의 속도는 더디고 더불어 감정적인 소모도 많아진다. 그렇기에 결론을 맺어야 한다. 맺고 나면 늘 좀 더 명쾌하고 편한 내가 되어 있으니까.


모순된 면은 결국 '생각의 오류'다.

예를 들면 내면의 시선이 꼬여있을 때, 사건의 선후가 바뀌었을 때, 내가 인식한 세상이 세상의 전부가 아닐 때, 사실과 생각을 혼동할 때 등의 오류.

오류를 가진 생각의 고리를 알면서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건, 도무지 할 수 없어서 결론을 맺는 질긴 과정을 거친다. 끊임없이 읽고 듣고 스스로 생각해보고 고찰하고. 그렇게 긴 기간이 지나 고민의 끝. 결국 결론 한 문장을 얻는다.


의문마다 거친 기간은 다르지만, 근래에 결론이 몇 개 맺어져서 글을 써보기로 했다.














1.
자존감이라는 단어에 꽂힌 건 21살 때였는데, 자존감을 설명하는 영상, 책, 강연도 참 많이 봤었다.

결론적으로, 난 여전히 자존감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존감이 어떻게 하면 높아지지?라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도 역시 답할 수 없다.

그렇지만 관찰해보니 자존감은 결국 <'나'라는 존재를 00 하게 느낄 때>를 떠올리며 시작되는 고민의 단어더라.

개인적으로는 자존감 개념(틀) 내에서 나를 굳이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개념 없이도 나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법은 있다.



중요한 건 <나(자아)를 어떻게 느끼느냐>인데, 포인트는 나를 <인식하는 사고 패턴>에 있다.

나의 오류 :
나는 그동안 <자아 - 나의 가치 - 나의 능력>을 곧장 연결 지어 생각해왔다.

 설명해보자면 나라는 존재를 쓸모 있는 능력과 연결시켜 판단했다. 그러니  ‘누구나 동등하다’라는 말은 늘 나를 인식하는 사고패턴 속에서는 하는 의심스러운 문장이었다.

'예뻐서가 아니라 그냥 너이기 때문에 너라서 좋은 것이다'라는 가사로 채워진 정밀아의 '꽃'이라는 노래에도 공감하지 못했다.

 연인인 그가 너라서 그냥 다 좋다는 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참 순수하고 낭만적인 말은 맞지만 비현실적이라 치부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하겠다.

나를 인식하는 사고의 패턴.

<자아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나>에 대한 답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나를 나의 능력에 따른 가치로 인식했다.

내가 가진 능력이 높을수록 나의 가치가 높다고 느꼈다. 그랬기에 타인의 기준도 참고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나'라는 사람은

나의 상황에 의해, 나의 상태에 따라 변한다. 그 안의 나의 존재, 그 가치 알맹이는 그대로 있는거다.

예전에는 상황, 상태를 다 무시하고 나의 일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이렇게 못했을까? 뭉뚱그려 생각하며 나를 탓하기 쉬웠다면,

이제는 상황에 따라 원하는 상태를 가진 '나'로 조절하는 식으로 생각한달까.

그렇다. '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시작되었다.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나'
-건강, 정신적 능력, 재화가치를 낼 수 있는 등 '나의 상태'
-내가 처한 '상황'

이 모두가 합해져 '나(자아)'인 거다.


그래서 나는 나의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고 계속 성장할 수도 있다. 또한 실패할 수도 있다. 이  점이 가장 달라진 점인데, 실패하더라도 실패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잠시 <실패한 상태>가 되는 거다. 내 자아가 아니라 <나의 상태가 실패>인 거다.

이렇게 구분 지어 생각하고 나니, 혹여나 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고민도 줄고, 불안도 줄었다. 나에 대한 의심도 줄었다. 나(자아)와 나의 상태를 구분 짓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딘.



사고패턴을 바꾸기란 쉽지 않지만 확실한 건 이 귀한 결론이 나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나의 상태, 상황을 점검한 후 좀 더 나은 결정을 하니 괜찮은 내가 차곡차곡 쌓인다. 꽤 든든한 이 기분. 자아에 대한 생각의 습관을 꾸준히 쌓아보아야지.



변하지 않는 가치의 나.

나의 상태.

나의 환경.




이렇게 나를 다르게 떠올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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