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적인 기사의 문제점
"기혼여성 학력 높아지면서 출산율 '뚝' 떨어졌다"
"출산 기피 심각..자녀없는 기혼여성 100만 돌파"
요즘 인터넷 포털 기사를 볼 때마다 저출산 관련 기사들이 메인에 꼭 링크되어 있다.
재밌는 게 기사 제목이다. '여성', '엄마', '-녀' 등 여자를 지칭하는 용어가 꼭 들어간다는 것이다. 위 기사 제목들에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저출산 문제는 '여성'에만 국한된 것이라 암시한다.
그동안 관련 기사에서 '남성' 혹은 '아빠' 등 남성을 지칭하는 제목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부부'도 아니고 무조건 '여성'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기자들의 편견이고, 이런 글이 대중들이 쉽게 접하는 매체에 노출되어 은연 중에 학습된다는 게 문제다.
더 웃긴 건 모 연구 기관에서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기혼 여성의 고학력을 들면서 하향 결혼을 하게 해야 된다는 둥 휴학이나 해외 연수를 지양하게 해야 된다는 둥 어이없는 대책을 내놓은 게 기사화되면서 이게 문제시되자 아예 저출산 관련 기사들이 싹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둘째, 출산은 '기혼'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 보고 있다.
미혼모나 미혼부(미혼모에 비하면 상당히 생소한 단어다.)는 출산이나 양육의 영역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거나 키우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니 동성 커플이 자녀를 입양해 양육하는 예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아이를 키우고 싶어도 사회적 통념상 '결혼'이 선행되어야 하니 자연스레 '출산'이나 '양육'까지는 가지도 못하는 것이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했던 산아제한 정책처럼 적극적으로 싱글 부모나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구체적인 출산 및 양육 지원 정책은 필수이고, 그 전에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 경제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