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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 Jung May 26. 2019

끝까지 살아남는 자, 누구인가?

9년간의 긴 스토리, 왕좌의 게임을 마무리하며


미드 왕좌의 게임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최근 어벤져스 앤드 게임까지, 이로써 가장 몰입해있던 두 개의 스토리가 비슷한 시기 동시에 끝맺음했다. 장장 9년~10년에 걸친 긴 이야기들이다.



장기간 우리를 몰입케 한 스토리는 짙은 감상이나 교훈을 남기기 마련인데, 이구동성 아쉽게 끝났다고들 하는 왕좌의 게임을 끝까지 보고 난 후 드는 생각은 이랬다.


끝까지 살아남는 건,
강자도 약자도 아닌 바로 유연한 자



좀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어 그들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급류처럼 파도치는 운명에
저항치 않고 그냥 몸을 내맡긴 자


스포일러를 흘리지 않는 빈 의자 씬. 최후의 서바이버는 직접 확인하시길..




비즈니스 하는 경영자의 관점에서는, 


출연료 낮은 순으로 살아남을 확률이 높구나ㅋ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고액의 출연료를 받는 스타들도 9~10년 왕좌(?)에 앉아 있으면 그 무게감과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게 커지기 마련인데, 이는 시리즈물 제작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시리즈와 함께 대성해버린 스타들의 비위와 촬영 일정을 맞추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결국 임계점을 맞게 되는데, 그때가 바로 스토리의 마무리 시점. 


다음 이야기, 다음 시리즈를 위해 이후에도 출연이 가능한 배우를 위주로 남기는 건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동시에 최상의 선택은 아닐까..


그러고 보니 어벤져스 또한 공교롭게도 가장 몸값이 높은 분들의 앤딩이 유독..






다시 스토리로 돌아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 나머지 사람들의 운명이란?


정의로운 자는,

정의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강한 자는,

강해서 무서워지고 강해서 부러지고,


사악한 자는, 

악해서 적을 만들고 없을 화도 불러들이고,


복수심에 불타는 자는, 

복수심에 자신을 내던지고..

아.. 인간이란, 운명의 프레임을 가지면 
결국 거기에 스스로 갇히게 되는 것인가


그 치열한 사투를 치르고 나서도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는 이 도돌이표는 무엇!




왕좌의 게임은, 권선징악을 얘기하지 않아서 좋았다.


어릴 때 배운 권선징악의 가치는, 나이들어 현실을 통해 실제 목격하는 전혀 다른 장면들을 통해 오히려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가치관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다행히(?) 왕좌의 게임은 우리에게 대놓고 "권선징악은 개뿔!"이라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꼬집어주어서 충격이었고, 안타까웠고, 그래서 재밌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몸값과 회를 더해가며 늘어난 등장인물로 인해 더는 제작을 이어갈 수 없어 후다닥 서둘러 끝맺음하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아프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얘기해주는 형 같고 선배 같은 이야기를 만나 즐거웠다.  




공교롭게도, 아름답고 정의롭게 살다가서 더욱 아까운 한 정치인의 10주기인 요즘. 


당신이 사라진 자리에는 촛불과 바뀐 정권이 남아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며 매서운 시행착오를 쌓고 있는 한편,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유연하게 대응하며 그 어떤 권력보다도 오랜 권력자로 자리 잡은 힘 있는 언론과 덩치 큰 기업들은 여전히 얼음성벽처럼 공고해 보인다.


누가 더 강자인지는 모르겠으나, 

누가 끝까지 살아남았는지는 명확하다.


자, 세상의 조언을 충분히 목격한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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