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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대로 삶 Oct 23. 2023

시간이 부족한 이유

50되기 365일전_제대로삶

제목시간이 부족한 이유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것 실감하며 살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간이 부족하다. 직장과 가정에는 내가 할 일이 있다. 직장에서 9시부터 5시까지 보내야 일용한 양식을 구할 수 있다. 그리고 가정에는 남편과 아이들의 일상이 잘 흘러가도록 의식주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엄마가 된 이후,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살았다. 


그건 당연하고 어른의 몫이다.

     

10, 20대에는 하고 싶은 것을 찾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들었다. 대개 하고 싶은 일을 공부라고 정해주었지만 말이다. 응원까지 한다는 말 많이 들었다. 응원보다는 압박에 가깝다 느꼈지만 20, 30대 나에게는 지지와 격려가 있었다.    

 

하지만 30, 40대에는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사는 사람 어디 있냐며 뭘 하고 싶어하는 마음 자체가 무시되었다. 그래서 직장 다니는 것쯤으로 타협했던 거 같다. 일이 하고 싶은 사람처럼 스스로를 몰고 갔는지 모른다. 실용적이고 경제적이니까, 그리고 뭐라도 하는 게 중요했을 때였다.     


가정을 이루고 난 후 일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고, 진로가 아니라 생계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생계가 유지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특히 그 일이라는 것이 예술 즉 글쓰기하는 작가, 미술작업을 하는 예술가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유명하지 않은 한 가정의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져야 했다면 지금의 글쓰기와 그리기는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 감사가 넘쳐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란 만족을 모르는 무지한 존재 아닌가. 불평과 불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 

   

시간이 부족함의 원인은 많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나는 9시 출근-6시 퇴근의 삶을 사는 직장인이다. 24시간 중 12시간은 내 시간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내 소유가 아니다. 시간을 담보로 제공하여 월급으로 받는 삶이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든, 한가하여 자리를 지키는 한이 있어도 그 시간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지 않다.     


둘째, 직장과 가정에 필요한 시간을 부여하고 나면 실질적인 시간이 너무 없다. 이건 변명이 아니다. 물리적 시간으로 고정된 직장과 평일 아침과 저녁 준비 그리고 주말 의식주를 영위하기 위한 집안일을 하고 나면 ‘나만의 시간’을 갖기가 정말 힘들다. 그리고 집안일은 시작과 끝이 없다. 그냥 무한 반복되는 우주 같다. 하고 싶은 일은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을 줄여야 한다. 어수선한 것을 감수하지 않으면 마음에 평안을 가지기 힘들다. 

   

셋째, 하고 싶은 것, 만나고 싶은 사람, 가고 싶은 곳이 많다. 싫은 것보다 좋은 게 많다. 겉으론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된 것이 없다는 말도 된다. 담배 못 끊는 사람 이해가 간다. 그만큼 쉽지가 않다.  

    

시간이 부족한 근본적인 이유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둘이 같을 때 시간이 분리되지 않으니 같은 물리적 시간이라도 차원이 달라진다. 그래서 그 둘이 일치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다. 


어떤 식으로 해결 방안을 찾을지 모른다. 하지만 무엇을 하든 그 둘의 간격을 좁히고자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족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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