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탁
가난의 비탈에 수평을 박고
시절의 골목 촘촘 셋방들이 있었다
밤의 시계 푸른 꿈 재깍재깍
젊은 아침 소란스러웠던 단칸방
슈투름 운트 드랑보다 뜨거운 탄력
차이코프스키 비창도 아름다웠다
가슴 고프지 않았던 셋방살이였다
지금
어떻게들 살고 계시유
집 평수는 얼마나 되시유
셋방살이 까마득히 잊고들 사는 건 아닌 지
파도의 격정 몇 번이나 소리쳐 보았소
들녘의 노을 몇 평이나 일구었소
밤하늘 별들은 몇 주나 가꾸고 계시유
그리고
삶의 이유 저축은 해 두었소
쯧쯧
여전히 셋방 살고 있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