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선

날개를 버린 후

나는 더 이상 하늘의 존재가 아니었다.

by 김진호


날개를 버린 후


날개를 버린 순간,

나는 더 이상 하늘의 존재가 아니었다.

땅 위에 발을 디딘 채,

바람과 먼지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묻는다.


사랑을 찾아 떠난 그녀,

그 길을 따라가려 했지만

끝없는 기다림은 나를 갉아먹고

남은 것은 공허뿐이었다.


날개는 자유였으나

동시에 족쇄였다.

그것을 버린 지금,

나는 자유롭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다.


하늘은 나를 잊었고,

땅은 아직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랑을 좇는 길 위에서

나는 자꾸만 흔들린다.


날개 없는 천사여,

너는 결국 인간이 될 것인가.

아니면 끝내,

자신조차 잃어버린 채

허공을 떠돌 뿐일까.


#날개를버린천사 #잘려진날개 #붉은흔적 #빛과그림자 #내면의갈등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