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탁
햇살이 너무 맑은
이월 아침입니다
창을 열어 내다보면
당신은 아직 꿈을 꾸고 있나요
먼 산들이 안개 걷어 내며
들녘마다 허리 굽혀 햇볕 내려놓거늘
당신은 멈칫 머뭇거리고 있나요
눈 녹은 물이 얼음 풀어내며
뿌리까지 젖어드는데
당신의 민낯은 서두르지 않나요
당신은
따뜻했던 설레임
온화했던 엷은 미소입니다
그리고
비 젖어 포근했던 봄의 완연한 기운입니다
하늘에 기러기 북녘 다 날아가도록
오지 않을 사연 없지만은
햇살이 너무 좋아
기다림에 지쳐 투정 부리는
볕비 우수수 내리는 우수입니다